자화상
나는 노래하려네
임현숙
중년의 가을은 정오를 넘은 시각
해넘이 곶으로
해넘이 곶으로
추억을 등지고 저물라 하네
푸르게 싹 터 자라던 꿈과
바알갛게 영글어 수줍던 사랑
시방도 잎맥에 도도록한데
훨훨 지는 이파리 되라 하네
가을마저 깊어
기나긴 침묵에 잠들 때까지
나는
노래하려네
서정의 샘물 서툰 두레박질
이루다 만 꿈과 못다 한 사랑
깨알 같은 사연 전하고 싶네
어스름 녘 저만치 노을이 타고
보고 싶은 얼굴 별처럼 뜨면
가을 숲 불꽃의 전설 바람 편에 부치며
시로 살고 싶네.
-림(201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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