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고요란
우리는 하루 종일 말한다.
입을 열지 않아도, 쉼 없이 떠드는 존재가 우리 안에 있다. 의식이 조용해질 틈을 주지 않고, 과거를 물어뜯고,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미 끝난 장면을 천 번 되감는다. [무경계]에서는 그것을 '정신적인 지껄임'이라 불렀다. 정확한 단어다. 그건 대화가 아니다. 이해도, 통찰도, 창조도 아닌, 그저 자극에 반응하며 떠도는 내면의 소음이다.
그 소리는 누구인가?
그건 나인가?
그 소리는 나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는 무관하게 그냥 ‘일어나는’ 것, 그냥 '작동하는 것'이다. 자동적이며, 반복적이고, 중독적이다. 마치 머릿속에 고장 난 라디오가 하나 있는 것처럼. 그 라디오는 꺼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지쳐간다. 생각을 멈추려 애쓰고, 명상에 들어가도 자꾸만 딴 소리를 듣게 된다. 그것이 바로 정신적인 지껄임이다. 그럼, 우리는 그걸 어떻게 다뤄야 할까?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아니, 그건 멈추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이다. 붙잡지 않고, 싸우지 않고, 그저 '소리'로 인식하는 것. "이건 내 진짜 목소리가 아니다." 그 한 마디의 자각이, 소음을 배경음으로 만든다. 배경이 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한다. 정신적인 지껄임은 싸워서 이겨야 할 적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주는 반사음이다. 그 소리를 알아차릴 때, 나는 고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로 존재하는 자리에 돌아온다. 그 자리는 생각도, 이름도, 정의도 필요 없다. 오직 의식이 깨어 있는 자리이며, 존재 그 자체의 숨소리만 들리는 아주 단순하고 고요한 중심이다.
그 중심에 있을 때,
세상의 모든 소음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 된다.
나는 그것에 반응하지 않고,
그것을 바라보는 존재로 남는다.
진짜 침묵은,
아무 소리도 없는 상태가 아니다.
어떤 소리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나로 존재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바로 진정한 고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