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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민호 May 27. 2024

세계사 책을 읽을 때 경제 정치 관련 책을 함께 읽자

꿩 먹고 알 먹고, 가재 잡고 도랑치고

서양의 역사에서 프랑스 대혁명은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문명의 발생 이후 지속해 온 왕정이 무너지는 계기가 된 사건이기도 하고 왕권신수설을 절대적 믿음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의 생각이 인민 주권론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국과 프랑스에서 정치와 권력의 구조가 변화하는 데에는 산업혁명과 자본의 축적이 전제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성직자와 왕, 그리고 귀족 계층이 부와 권력을 독식했는데, 공장과 대량생산을 하며 거대한 자본을 축적한 자본가, 부르주아가 등장하게 되었다.


귀족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한 자본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늘어난 부만큼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었을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당시 프랑스의 군주는 사치스러운 생활과 미국의 독립전쟁에 끼어든 실정으로 인한 비용을 부르주아를 포함한 제3계급에 전가하려 했으니 이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 아니었을까?


결국 부르주아는 프랑스 대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어도 다수의 삶이 바뀐 건 아니다. 노동자 계층인 프롤레타리아는 혁명 이후에도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다. 하루 14시간이 넘는 중 노동에 아동 노동까지, 임금 노동자의 삶은 농노로 살 때보다 더 힘들고 비루했다.


왕과 귀족 성직자의 줄어든 부와 권력만큼을 부르주아가 대체했을 뿐이다. 당시 프롤레타리아가 느꼈을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러니 부르주아가 중심이 된 시민 혁명 이후에는 프롤레타리아를 중심으로 한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는 없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은 이러한 정치 경제적 배경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미 현실에서는 성공할 없다는 것은 역사에서 증명되었지만 말이다.


다시 산업혁명은 강대국들의 식민지 쟁탈전으로 이어진다. 뒤늦게 식민지 전쟁에 뛰어든 독일은 경쟁을 가속화하고 결국 제1차 세계대전을 발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인 유럽을 대체해 미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패전국인 독일은 어마어마한 전쟁 배상금을 떠안게 되고 독일 경제는 회생 불가능의 수준에 이를 정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는다. 독일 경제의 침체는 다시 미국에서 시작하는 경제 대공황의 원인에 하나의 축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독일 경제의 침체를 바탕으로 민족주의 부르짖으며 나타난 인물이 히틀러이고 세계는 다시 제2차 세계대전의 수렁에 빠진다. 


이 시기에 우리는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고 해방 이후 이념의 문제로 남과 북이 갈라져 지금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으니 어찌 보면 우리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유럽의 산업 혁명과 시민 혁명이 현재의 우리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와  '청소년을 위한 민주주의 여행'은 경제와 민주주의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는 형식으로 쓰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두 책을 읽다 보면 중복되는 내용들이 꽤 많다. 그만큼 정치의 문제와 역사의 문제는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치도 경제도 모두 결국은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가 기본이니 다를 것이 없다.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이해해야 하고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두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사 책을 읽을 때, 경제와 정치 관련한 책을 함께 읽는다면, 비슷한 내용들이 중복되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세계사 책 한 권만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쉽게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책을 읽은 다음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레 미제라블, 동물농장, 닥터 지바고, 위대한 개츠비와 같은 변혁과 혁명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고전을 읽는다면 문학 또한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읽을 때보다 훨씬 더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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