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민호 May 24. 2024

잠시만요 대통령님

리더십

'잠시만요 대통령님'이라는 그림책이 있다. 오래전에 읽은 그림책인데, 아마 처음 접했던 시점은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던 것 같다.


파스텔 톤의 표지 그림은 색색깔의 마시멜로우를 연상시켜 뭔가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 유화풍의 그림도 개성 있어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는 작품이다.


대통령이 긴 책상에 앉아 있다. 책을 보면 다른 나라들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총파업에 결식아동 문제, 실업률 등 대통령을 향한 전화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 그리고 곧 괴물까지 출몰한다. 그 괴물은 처리하기 곤란한 서류들을 모아놓은 곳에서 왔다. 


그런데 그림책 속 대통령은 이 위기의 상황에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런 아들에게 엄마는 잘될 거라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괴물이 도시를 폐허로 만드는 사이 대통령님은 걱정만 할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주변에 전문가는 넘쳐나는데, 밥 먹으라는 엄마의 말만 듣는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마치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판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지은이를 살펴보니 스위스 출신 작가였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국민의 걱정도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다.


이후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지도자의 리더십과 소통의 부재를 걱정하며 살고 있다. 결국 시대가 바뀌어도 국민은 진정성 있게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겪는 아픔을 함께 할 리더를 원한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리더가 될 지금의 아이들이라면 다른 사람의 아픔에 마음으로 공감할 줄 아는 리더십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글을 쓰기 전 다시 한번 읽어보았는데, 현재는 절판이 되었다. 요즘 자주 이런 일이 있다. 좋은 책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해 절판되는 사례들이 많은 것 같다. 반대의 경우는 더 많다. 좋은 책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오랫동안 살아 숨쉬었으면 좋겠다.




이전 26화 재미없는 책도 읽어야 하는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