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삶의 불완전성

삶의 불완전성을 깨달은 어느 날, 어른이 되어간다

by 김무인

26살의 어느 날 출근길에 사회는 삶의 불완전성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구나란 것을 깨달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온 세상은 무엇하나 정해진 것이 없는 허허벌판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다음 해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사는 것이 어른으로 가는 신호탄인 듯했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사회에서 배우는 것들은 정말 누구도 쉽사리 알려주지 않는, 알려주더도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스스로 체득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이를 배워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겠구나라 대강 예측을 했다.


문득 깨달은 이 생각을 다시 깨달은 28살, 시험이 원하는 결과를 쉽게 주지 않는다는 좌절감과 함께 다시 찾아왔다. 이 시기에 대학 졸업하고 처음으로 1달을 놀며 보냈다. 초반에는 불안하며 답답한 상황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쉼 없이 달려온 몸이 팽팽한 긴장끈을 놓아, 터져버린 고무줄 마냥 힘이 없고 아파서 앓아눕는 지경에 이르렀다. 약간 회복했을 무렵 생각 정리 차원에서 떠난 강릉에서 숨을 조금 돌리나 싶었으나 본가로 가는 기차에서 계속 눈물이 났다.


여행직후 본가에 도착한 지 3일 차 엄마 앞에서 펑펑 울며, 몇 년간 열심히 했고 아픈 몸으로 버텨왔는데 왜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 건가라며 한탄을 했다. 바로 옆에서 큰딸의 20대 중반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엄마는 "알지. 알지."라며 위로를 해주셨다. 지금에서야 엄마의 심정은 오죽할까란 생각을 한다. 잘 풀리지 않는 자식을 보며 부모는 무언갈 대신해 줄 수 없음에 더욱 힘드셨겠지.


쉼을 한 달 넘게 지속하고 나서 약간의 힘이 몸 안에서 생성됨을 느꼈다. 현재의 과정이 내가 어른으로 갖춰야 할 소양을 배우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세상은 쉽지 않고 많은 노력은 때론 원하지 않는 결과를 안겨 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도 준다는 것을. 삶은 불완전하며 이를 받아들이는 순간 풍부한 경험을 가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되어 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완전하기에 다른 어떤 삶을 시도해볼 수 있고 작은 시도들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꿈꾸던 어른이 되어가겠지.


브런치 작가 도전은 불완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막연히 블로그에 글을 쓰자 생각했던 지금보다 어린 나의 시도로 인한 결과니까.


불완전함을 받아들인 덕에, 훗날 이 글이 출판 작가가 되어있을지도 모를 나의 작은 발걸음이 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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