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쉬운 게 아니었다

by 최고수정



운동꽝이 운동광이 될 수 있을까요. 될 수 있습디다. 바로 제 얘기예요. 요가라면 당신도 운동광이 될 수 있어요. 저는 학창시절 오래 달리기 꼴등이었답니다. 다들 무거운 다리를 어쩜 그렇게 끈질기게 움직이던지. 제가 지금처럼 요가라는 운동에 진심인 사람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때였습니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으시죠? 20대 초반만 해도 우리 날아다녔지 않습니까. 소화도 안 되는 것 같고, 많이 먹지도 않는 데 괜히 체중이 불어나는 것 같고요. 스트레스는 바로바로 해소되지 못하고, 신경은 날카로워만 지고. 기초체력을 키우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본 운동도 있으실 거예요. 혹시 요가도 조금 배워봤나요. 요가를 전혀 안 해본 당신이라도 대환영입니다. 요가 덕분에 현생을 떼굴떼굴 굴려가는 데 자신감을 얻은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요가와 함께 다시 생의 활력을 누려보시지 않겠습니까.


저도 쉬운 건 아니었어요. 요가 처음 한 다음 날 엄청 아프진 않았나요?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자극하다 보니 그런 거겠죠. 요가 강사를 믿고 하루 더 출석해 보고 하루 더 출석해 보다 보니 어느덧 근육통이 약해지는 시기가 왔어요. 요가 교실에 가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단계까지 오더군요.


요가를 배우기 시작한 초기에 제일 난감했던 건 강사가 가르치는 용어들이었어요. 아사나(자세) 명칭 자체는 외국어라 해도, 한국어가 이해가 안 갔단 말이죠. 예를 들면 원래 인간의 귀와 어깨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 강사가 귀와 어깨를 멀어지게 하라고 하니 당최 이게 무슨 말인 걸까요. 아마 요가 동작만으로 근육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겠죠. 어깨만큼 팔을 벌리라는 말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여간 초보자일 때는 어리둥절했어요.


그런데요. 요가 좋아요. 다른 스포츠로 가지 마세요. 13년 전 저는 퇴사한 상태에서 요가를 하게 됐는데요, 퇴사를 추천하는 것은 아니고요. 번아웃의 영향 때문인지 50분 간의 요가를 시작하려고 할 때가 이상하게 제일 편안했어요. 부처님처럼 가부좌로 앉은 상태에서 눈을 딱 감는 것이 현생의 커튼을 닫아주는 것 같았어요. 30초가 되든 40초가 되든 잠깐 눈을 감고 있는 행위가 ‘현재’라는 흙탕물을 정화시키는 단계였어요. 흙탕물 속 자잘한 가루들을 가라앉게 하는 과정이 다시 맑은 물로 만들어주는 치유처럼 느껴졌다고 할까요. 아마 이런 효과는 그 어떤 격렬한 운동과는 차별되는 지점일 거예요.


사실 저는 요가 지도자의 길까지 넘보는 것은 아니에요. 노년에도 일상을 한 발짝 한 발짝 부드럽게 이어갈 수준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도구에 의지하지 않고 내 두 발로 걷고, 빨래하고, 청소할 수 있을 관절의 힘을 원할 뿐입니다. 여전히 요가를 즐기며 몸과 마음을 챙기는 사람이 될 거예요. 홈 요가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출석해야만 하는 단체 요가를 통해서 좀비에서 ‘인간’이 된 사례가 바로 접니다. 당신에게 참고가 될지도 모를 저만의 요가 계몽일지를 펼쳐볼게요. 당신과 나의 건강하고 에너지 가득한 삶을 위해, 지금 시작합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