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

일곱 번째 모음

by ohmysunshine

TV 속 가족은 화목하다.

다정한 대화를 나누고, 식탁에 둘러앉아 하루를 나누며,

갈등이 있어도 결국은 해결된다.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장면이 많다.

막장드라마를 제외하고.


하지만 현실의 가족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실제 가족 안에서는 갈등이 더 오래간다.

오해는 쌓여가고, 서로 말을 하지 않아 갈등이 더 깊어진다.

가족이기 때문에 더 쉽게 상처를 주고,

더 깊이 실망한다.


때로는 불편하고, 답답하고, 서운함이 쌓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솔직하게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소수이다.


기분이 나쁠 때 굳이 웃지 않아도 되고,

지쳤을 땐 말없이 쉬어도 된다.

속마음을 감추기보다는 드러낼 수 있는 사이,

그것이 가족의 또 다른 얼굴이다.


다만, 편안함이 무례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말투 하나, 태도 하나 주의가 필요하다.


가족은 서로가 너무나도 닮아 있고

함께 생활하는 관계로 얽힌 조직이므로,

오히려 더 깊은 배려가 필요하다.

예의는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존중의 문제다.

특히 가족처럼 매일 마주하는 사람일수록, 말의 온도가 중요하다.


가족은 고통을 함께 견디는 관계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의 불완전함을 껴안게 된다.

때로는 각자의 방식으로 멀어졌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

그 느슨한 연결 속에서, 가족은 천천히 서로를 이해해 간다.


그래서 어쩌면 가족의 의미는 ‘필연’이 아니라

‘기다림’에 있을지도 모른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끝없이 갈등하는

이 기다림이야말로 가족을 이루는 진짜 힘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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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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