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배고픔보다 깊은 마음의 허기, '피부기아'
스킨십, 평소에 많이 하며 사시나요?
정신분석학자들은 우리 마음에도 몸처럼 피부가 있다고 해요. 디디에 앙지외(Didier Anzieu)라는 학자는 그걸 '피부자아(Skin Ego)'라고 불렀죠. 어려운 말 같지만 사실 우리가 이미 다 하고 있는 것들이에요. 일명 '쓰담쓰담' 같은 거요.
너무 힘들 때 누군가에게 와락 안기고 싶은 건, 내 마음의 피부가 찢어져서 그 구멍을 타인의 체온으로 메우고 싶기 때문이라고 해요. 어릴 적 배가 아플 때 "엄마 손은 약손~" 하시며 내 배를 살살 문질러 주시던 따뜻한 기억, 다들 있으시죠?
어쩌면 그때의 우리는 실제로 배가 아팠다기보다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그 사랑이 고팠는지도 모릅니다. 손길이 닿는 것만으로도 불안했던 마음이 금세 잔잔해지곤 했으니까요.
인류학자 애슐리 몬터규(Ashley Montagu)는 우리가 음식 못지않게 '촉각적 자극'을 섭취해야 산다고 말했어요. 이것을 '피부 기아(Skin Hunger)'라고 불러요. 피부가 느끼는 배고픔이라는 뜻이죠.
아이들이 보채는 건 단순한 응석이 아니라, 사실 영혼이 너무 배가 고파서 밥을 달라고 보내는 생존 신호라고 해요. 많이 만져지고 안겨본 아이일수록 '나는 사랑받는 존재구나'라는 튼튼한 피부자아를 갖게 되지요. 나를 소중하게 품어주었던 그 다정한 감각들이 겹겹이 쌓여서, 나를 지켜주는 단단한 자존감이 되는 거랍니다.
혹시 지금 당신은 '피부 기아' 상태는 아닌가요?
마음의 허기는 맛있는 음식으로는 절대 채워지지 않아요. 그건 오직 다정한 눈 맞춤과 따뜻한 체온만이 달랠 수 있는 종류의 배고픔이거든요.
추운 겨울날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혹은 고생한 나 자신을 꼭 안아주며 따뜻한 온기를 충분히 나눠보시길 바라요. 찢어졌던 마음의 피부가 어느새 뭉근하게 아물어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