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헐
엄마,
어릴 때 몇몇 어른들이 내게 했던 말들이 아직도 아파.
“얘, 엄마는 도망갔어.”
“에구, 쯧쯧, 불쌍하구나.”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외쳤어.
제발, 엄마 이야기는 아무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는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어.
“도망간 게 아니고, 이혼한 거예요.”
엄마가 ‘도망갔다’는 말을 들으면 내 잘못인 것 같았고,
‘이혼했다’고 하면 아빠 잘못인 것 같았어.
그래서 난 늘 ‘이혼’이라고 꼭 말했어.
엄마,
한 아이에게 엄마는 우주래.
엄마가 옆에 없다는 건,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느껴진대.
국민학교 2학년 때였어.
교실에서 친구 한 명이 누군가에게 말했지.
“00이는 엄마가 없대.”
그 말은 교실 안에 크게 울려 퍼졌어.
순간, 모든 시선이 나를 향했지.
고요해진 공기를 뚫고 나는 울음을 터뜨렸어.
한 번 터진 울음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어.
스무 살쯤이었을까.
앞집 아주머니가 아이의 밥에
생선 살을 가지런히 올려주는 걸 봤어.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었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목이 메었어.
아빠도, 엄마도,
그 누구도 내 밥에 뭘 올려준 기억이 없었거든.
그 후로 밥 위에 생선 살을 올려 먹어봤지만,
더 서럽기만 하더라.
지금도 그 순간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여전히 무겁지만,
이제 나는 울음을 멈추려고 해.
엄마 없이 살아야 했던 어린 나,
그리고 딸을 품지 못했던 엄마.
이제는 그 둘을 깊이 이해하며
조용히 위로하고 싶어.
나를 살릴 수 있는 길은
내 안의 상처를 마주하며
이해하고 화해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야.
엄마에 대한 원망도, 미움도,
긴 그리움도 다 떠나보내려 해.
그래서 자유롭게 세상을 향해 날아갈 거야.
엄마도,
엄마 있는 그곳에서
상처에서 벗어나 자유롭기를.
훨, 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