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에서 사자로, 다시 아이로
어느 작은 마을에 동화 작가가 방문했습니다. 그 작가는 모든 것을 아는 듯 보였지만, 대답은 언제나 비유와 풍자를 섞어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 흠이었습니다. 어느 날, 마을의 아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동화 작가가 질문에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한 아이가 물었습니다.
"작가님은 정말 모든 걸 다 아시나요?"
작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해요. 하지만 제가 아는 것을 실천하고,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지요. 여러분도 동화를 포함한 여러 책을 읽고, 일할 나이가 되면 그때부터 성장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독서와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넘어, 여행을 통해 다른 환경을 경험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더 넓어질 거예요. 그때부터 진정한 성숙이 시작됩니다. 어른이 되는 것이지요."
또 다른 아이가 물었습니다.
"작가님, 왜 나라마다 동화가 다 다른가요?"
작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저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어요. 그 나라의 특성에 따라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동화들도 다 다르답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삶이 매우 현실적이지만 동화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고, 또 다른 나라는 동화가 상징적이라서 읽는 사람이 자신의 해석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주지요. 또 어떤 나라의 동화는 어른들이 술집에서 할 법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맞게 교훈을 담아 포장한 경우도 있었어요. 신앙적인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낸 동화도 있었고, 성공을 꿈꾸며 부자가 되는 이야기가 많은 나라도 있었죠. 각 나라의 동화는 그 나라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더군요."
한 아이가 또 물었습니다.
"작가님은 어떤 이야기가 제일 마음에 드세요?"
작가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습니다.
"저는 신앙이 부족한 아이에게는 신앙적인 동화를,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에게는 성공에 대한 동화를, 현실적인 아이에게는 상상의 동화를, 조심성이 부족한 아이에게는 어른들의 동화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한 아이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설명이 조금 부족한 동화를 들려주지요. 각자가 원하는 것보다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그러자 또 다른 아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도 작가님이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는 뭔가요?"
작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이야기가 제일 좋아요. 성실하고 정직한 태도를 부모님께 배웠지요. 두 분은 말보다 행동으로 저에게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그 모범을 그대로 따르진 못하지만, 그 가르침을 이야기로 전하는 데는 조금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아이가 물었습니다.
"작가님은 왜 동화만 쓰세요?"
작가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한때 의무와 책임에 짓눌린 낙타 같은 어른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용의 모습을 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물리치고 사자처럼 사납지만 자유로운 어른이 되었지요. 그리고 지금은 제가 원하는 재미있는 일을 하는 어린아이가 되었답니다. 여러분과 정신연령이 같으니 이야기꾼이 된 거예요."
또 한 아이가 궁금한 듯 물었습니다.
"어른들은 왜 얼굴이 어두운 거예요? 저는 친구들과 만나는 월요일이 좋은데, 어른들은 월요일을 싫어해요!"
작가는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어른들은 자연은 물론,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진정한 사랑은 자유에서 오는 것인데, 어른들은 자유 대신 소유를 사랑이라고 착각하거든요. 저는 여러분이 자유롭고 성숙한 어른이 되길 바랍니다."
작가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제가 낙타에서 사자가 되고, 사자에서 다시 아이가 된 것처럼, 여러분도 언젠가 어른이 되어 낙타에서 사자로 성장하고, 사자에서 아이로 성숙해 돌아올 거예요. 영웅이 영웅인 이유는 성장한 후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다른 이들을 돕기 때문이에요. 여러분도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거예요. 그때가 오면 여러분의 이야기를 제가 노래로 들려줄게요. 약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