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부잣집 청년이 한 명 살고 있었다. 그 청년은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그리고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각자가 필요한 것을 나눠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현자, 철학자, 학생 세 사람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가난한 현자가 청년에게 말했다. "자네는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아무 의미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거야. 선과 악은 빛과 어둠처럼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법. 결국 서로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 어둠은 숨기고, 빛은 드러낸다네. 이 관계는 가난과 부유함에도 똑같이 적용되지.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해. 그런데 자네는 가난한 이들을 도와줌으로써 그들이 해야 할 역할을 우리 사회가 대신하게 만들고 있어. 이는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야. 왜 사회의 흐름을 어지럽히려 하나?"
청년이 답했다. "현자님 말씀대로 저는 부유함 때문에 사회의 심장 역할을 맡고, 등불 같은 존재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장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온몸에 피를 돌려야 하듯, 등불도 다른 등불에 불을 붙여 방 전체를 밝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심장은 계속 뛸 수 있고, 등불은 줄어들지 않고 더 밝아지죠. 저 역시 저에게 주어진 재산과 지식을 필요한 이들과 나눔으로써 마을과 사회를 더 환하고 행복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이것이 어찌 사회 질서를 해치는 일입니까?"
현자는 아무 말 없이 떠났다. 철학자가 말을 이었다. "당신처럼 부유하고 선한 사람을 보니 부럽습니다. 당신의 타고난 부유함과 선함이 부럽군요. 저는 인간의 선악이 타고난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선함을 넘어서, 그것을 실천할 줄 아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청년이 대답했다. "저는 타고나길 선하게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한, 죄인이 아닌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죄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양아버지 덕분입니다. 부자였던 저의 양아버지는 가난하게 태어났고, 어렸을 때부터 도둑질을 배운 저를 입양해 주셨습니다. 제가 양아버지의 물건을 훔치다 들켰을 때, 양아버지는 저를 용서해 주셨고, 제 범죄에 대한 배상금까지 모두 지불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몸에 밴 범죄자의 습관을 고치는 게 어려웠지만, 양아버지의 아들로서 살아가기 위해 양아버지의 가르침과 도움을 받아 점점 변해갔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을 배우고, 결국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복되고 치유되었습니다. 양아버지의 사랑을 통해, 죄인인 저희 대신 아들 예수님이 죄값을 치르시고 저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받아주신 사랑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양아버지의 가르침과 모습을 통해 저는 탁월함이 아닌 신앙과 사랑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들에게 신앙을 포함해 지식과 약 등 필요한 것을 나누고, 그들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저 역시 완벽하지 않지만, 실수할 때마다 하나님 아버지와 양아버지가 기다려 주시고, 이끌어 주시며 저에게 필요한 것을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