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뭐 내가 도인도 아니고 음식은 하늘에서 떨어지나. 나름 검소하긴 하다만 계절마다 옷도 새로 사고 밥하기 귀찮으면 배달음식도 시켜 먹는데. 돈 있으면 좋지. 나쁠 건 없다.
그래도 속되지. 사람이 가진 어두운 면을 모아서 꾹꾹 눌러 담아 불에 녹인 다음 모양으로 만들어 내면 그게 돈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영화에선가, 돈이라는 게 독기가 세다고 했던가. 그 대사 들었을 때 입에서 크으 하는 감탄사가 나왔었다.
우리 어머니는 일평생을, 지금까지도 돈돈거리면서 살고 있고 아내는 결혼생활 내내 명품타령을 하며 카드값이 얼마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육아용품을 긁어대더니 얼마 전 위자료를 바람 두어 번 핀 사람한테나 청구할 금액으로 올려서 제출했다.
지금 다니는 직장 동료들은 내가 지난달 추가근무를 제법 하는 바람에 월급 앞자리가 바뀐 금액을 받자 부럽다며 밥 사라고 들러붙질 않나 아는 형은 얼마 전 내 소식을 들었다며 전화를 하더니 대뜸 자기가 이번에 집을 샀다며 너도 힘내서 열심히 살랜다.
돈 얘기 없으면 다들 어떻게 살았을까.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폐해라느니 싸구려 물질주의라느니 빈정거리지만 본인들이 만들어낸 세상이다. 제도가 만든 세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했기에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세상이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다. 고양이한테 레이저 포인트를 쏘면 그 불빛을 미친 듯이 쫓아다니는 영상들이 있는데 딱 어울린다. 잘 만들었어.
돈은 벌어보고 하는 소린가.
벌어봤지요. 지금도 벌고 있지요. 내가 평소에 돈얘기 흘리고 다니는 사람은 아니라서 주변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사장도 나보다는 적게 벌고 있지 않을까. 그건 그 사장도 월급쟁이 사장이라서. 직장 밖에서의 나는 구멍가게라도 내 사업하는 사람이니까. 예전만큼 활발하게 하고 있진 않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어떻게 되긴 된다.
물론 세상에 나보다 잘 버는 사람이야 지구 한 바퀴 돌리고도 남겠지. 운이 좋았든 능력이 좋았든 돈은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으니까. 굳이 남이랑 비교하자면 끝도 없다. 항상 자기보다 잘 버는 사람이 있고 못 버는 사람이 있다.
액수를 떠나 돈은 어떻게 버는 건지 물어보는 사람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얘기는 원하면 당연히 벌어진다는 얘기를 해줄 수밖에 없다. 돈의 시작이자 끝이다. 원하지 않아도 벌어지는 게 돈이다.
나는 내게 돈을 원하고 죽어라 노력하는데도 벌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그런 일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원하면 굳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벌어진다. 액수의 차이는 당연히 있겠지만 아침에 깔끔하게 입고 인력사무소에만 가서 앉아있어도 그날 일당은 벌어진다.
건설현장 청소만 해도 요즘은 15만 원 준다던데 보통 인력소에서 사람을 보낼 때 멀쩡하게 생긴 사람 순서로 보낸다. 20일만 일해도 300만 원인데 조금만 더 일해도 추가수당이 나오고 인력소 소개비 10% 주고도 270은 나온다.
그런 일 말고 좀 더 나은 일을 찾는다는 사람에게는 다시 한번 질문을 하고 싶다. 돈을 벌고 싶다고 얘기한 거 아니었냐고. 현금으로 270이면 어지간한 회사 신입사원 월급보다 나은데 근무시간도 8시간 칼이다.
그거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일하고 싶다면 본인 커리어가 조금은 더 좋아야 할 거고 힘들어도 돈을 더 받고 싶다면 기술을 배우면 된다. 대단한 기술이 아니더라도 목수나 타일 같은 인테리어 업종은 기술자가 하루에 30만 원 가까이 받는다. 기술자가 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요즘은 조공도 15만 원은 주니까 중간에 굶을 일은 없다.
그런 게 아니라 뭐가 됐든 월 1000만 원 정도 벌고 싶다면 거기서부터는 노래로 치면 파사지오 구간인 것 같다. 무슨 일을 하건 개인이 노동력으로 갈아넣던지. 아니면 사업 구상을 잘해 하꼬방이라도 작게나마 사업을 하면 그 돈은 벌 수 있다. 운이 좋아 직원을 쓸 기회가 생긴다면 수입이 크게 늘진 않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기던지 수입이 더 늘겠지.
그렇게 직원들이 늘어나는 만큼 소화할 수 있는 일도 늘어나면 기회가 온다. 종목이랑 상관없이 팀을 꾸려 팀원들이 벌어오는 돈을 조금씩 꼬불치다 보면 그 정도 수입은 생긴다.
일의 질을 높여 비싼 일들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리스크도 있겠지만.
말로 하면 되게 쉽고 끝도 없다.
사람들이 돈 주고 사는 돈 버는 책들이 그렇게 쓰인다. 쉽게 쉽게.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이러면 돈 돼요, 저러면 안 돼요. 돈 못 버는 사람 특. 부자들의 습관 서른마흔다섯 가지.
당연히 쉽지. 이제 와서 본인들한테는 다 겪어낸 일들인데. 다 해낸 일들이고 다 진짜지. 물론 사기꾼들도 많지만 아주 거짓말도 아닐 테니까.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이 하나 있다면 그게 남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고전물리학의 오류라고 해야 할까.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는 약 4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더 밟으면 더 빠를 수도 있겠지만 우선 그렇게 잡아보자. 누군가에게서 부자 되는 방법을 듣는다는 건 강남구청에서 동래구청까지 네비를 찍었을 때 벌어지는 일들을 듣는 것이다. 이해가 빠른 사람은 이 말이 무슨 말로 이어지는지 이미 알고 있다.
애초에 자기가 있는 곳이 강남구청이랑 얼마나 가까운지, 그게 꼭 동래구청으로 가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목적지가 해운대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본인이 서울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어쩌면 자기가 있는 곳이 사실 이미 수영구청쯤이라서 동래로 가든 해운대로 가든 비슷하고 애초에 멀리 갈 필요도 없었을 수도 있었다는 것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백번 양보해 경로는 얼추 비슷했다 치자. 서울 부산은 4시간 반이지만 부자 되는 길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잘 닦아놓은 고속도로도 막히면 답 없는데 부자 되는 길이 얼마나 걸릴지는 진짜 책을 써놓은 본인이 다시 한다 해도 모를 일이다. 더 빠를 수도 있겠지. 근데 모른다.
방법론만 얘기하다 보면 참 쉽고 또 속되다. 끝도 없고 할수록 독기가 묻는다.
조금은 본질에 가까운 얘기를 하고 싶다.
자꾸 돈이 속되다고 하는 이유는 돈이 가진 여러 모습들 때문인데 그중에서도 욕망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 본질은 단순해서 돈이 가진 본질에 집중하면 되려 독기가 빠져나가고 초연해진다.
돈은 묘한 구석이 있어서 사람이 손으로 잡으려 하면 도망간다. 마치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동물 같다. 야생동물을 부르는 방법은 먹이를 주는 것이다. 먹이를 주고 경계심을 줄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야생동물은 천천히 다가온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건 아무리 그동안 경계를 허물었다한들 내가 순간이라도 다른 마음을 품으면 야생동물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도망가버린다.
가축이나 반려동물 같은 돈도 있다.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신용은 돈이라는 형태로 내게 돌아온다. 이런 돈에는 독기가 적다. 애초에 태생적으로 맑은 곳에서 태어난 돈이다. 만약 내가 천성적으로 맞는 일을 쭉 해오고 있었다면 그만큼의 돈이 자연히 들어온다. 내가 잠시 소홀하거나 먹이를 줄 수 있는 사정이 아니더라도 꽤나 오랫동안 이 돈은 내 옆을 지킨다. 정직한 돈이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건 사업을 하는 사람이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욕심을 내고 거위의 배를 가른다면 그 순간 끝난다.
가장 무서운 돈은 그냥 들어오는 돈이다. 액수가 정해져 있지도 않아 터무니없는 돈이 뜬금없이 들어올 때가 있다. 막 집 앞에 찾아와서 문을 두드리는 수준이다. 거실에 들어와 앉는다. 자연으로 치면 이상기후다. 겨울이 따뜻하면 좋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눈이 미리 다 녹아버린다면 봄에 자라야 할 식물들에겐 비상이 걸린다. 실제로 몇 년 전에 벌어졌었던 일이다.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든 이유를 찾아 붙이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내 경우엔 이 돈이 들어왔을 때 내가 잘해서 생긴 돈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운이었다. 운도 아니고 그냥 자연재해처럼 어쩌다 한번 벌어지는 일이었는데 거기서 빠져나오는 데에 한참 걸렸었다.
통계가 그래서 중요하다. 매번 천만 원 벌던 사람이 갑자기 억 단위가 된다면 스스로 의심을 좀 해보고 잠깐 몸을 사려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알기 힘들겠지만 그릇보다 큰걸 담으면 그릇이 깨진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돈 자체에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홀린다. 감당 못할 돈이라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결국 독이 된다.
독이라도 좋으니 한 번이라도 가져보고 싶다고 느낀다면 살면서 언젠가는 마주할 일이 생긴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액수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마주친다. 아니면 이미 벌어졌었는데 본인이 그걸 인지하지 못했거나.
흔히 사업을 하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여태 한 이야기 중 그런 뉘앙스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직장생활로도 연봉 10억 받던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다. 본 정도가 아니라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곤 했었다. 밥도 몇 번 얻어먹곤 했었는데 나중엔 어느 작은 회사의 이사자리로 들어갔다. 그 정도면 개인사업을 해도 됐었겠지만 본인이 직장생활이 더 편하다는데 뭐. 사장도 눈치 보던 사람인데 할 말 다했지.
반대로 사장인데 월급 200만 원이던 사람도 있었다. 아이디어도 좋고 사업도 잘 돌아갔었는데 초기자금이 없어 투자자를 많이 끼다 보니 죽어라 바쁘게 일해도 직원들보다 적게 가져가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결국 사업을 포기했었는데 불쌍하기도 했지만 다음번엔 조금 더 조심하지 않을까. 비싼 수업료 냈으니까.
뭐가 돈이 되냐는 질문이 가장 바보 같다.
일을 하다 보니 부자들을 만날 기회들이 많았는데 물어보면 정말 각양각색, 천태만상이다. 무일푼으로 상경해 작은 공장을 차려 지금은 누구나 아는 제품을 만드는 회장님, 변두리에 예전부터 갖고 있던 밭두렁 하나가 어느 날 재수 좋게 신도시 중간으로 들어가며 받은 돈으로 서울에 작은 건물을 샀더니 또 재개발에 걸려 팔자에도 없던 회장님이 돼버린 사람, 수도권 외곽 변두리에서 부모님께서 작은 가게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신도시가 들어서며 손님들 주문이 끊이지 않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이어받아 성공적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형 등등. 정말 끝도 없다.
종목이랑 아무 상관없다. 시장에서 떡볶이 파는 형이 한 달에 700만 원 정도 남기는데 가게 하나 더 내려고 했더니 분점을 맡아줘야 할 동생 놈이 떡볶이는 싫다고 고집부리는 바람에 가게를 하나 더 못 내고 있다고 우는 소리를 한다. 떠먹여 줘도 못 먹는 등신들도 천지다.
누구라고 말은 못 하겠는데 사정이 불쌍해지자 주변에서 안 됐다고 십시일반 도와줘서 원룸건물 하나 세워줬더니 월세 받아도 얼마 안 된다고 원가에 팔아버렸고 몇 개월 뒤 걸어서 5분 거리에 대기업 백화점과 전철역이 들어서며 원룸건물이 정확히 2.5배 뛴 경우도 있다.
돈은 팔자냐. 큰돈은 운으로 들어올 수 있다. 그걸 담는 건 그릇이다. 억세게 운이 좋으면 기회가 몇 번 더 있을 수도 있겠다. 물질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어떤 다른 형태로 돈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신용이나 실력, 혹은 그 비슷한 어떤 형태였다.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것 중 첫 번째이자 마지막이 돈은 물질이라는 점이다.
물질은 사람의 의지나 세상의 움직임이 어떤 형태를 갖출 때 생겨난다. 무형의 에너지가 세상에 구현화되는 방식이 돈이다. 만약 부정적인 에너지에서 생겨났다면 돈은 그 에너지를 그대로 담는다. 반대로 선의에서 태어난 돈은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를 살린다. 속일 수 없다.
내게 돈을 가르쳐줬던 분은 늘 돈을 숫자로 보지 말고 어떤 기운으로 보라고 했었고 그 말을 이해하는데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수업료를 내야 했다. 사람이 스스로의 기운으로 만들 수 있는 돈은 아주 적고 미미하니 큰 기운이 흐르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했었는데 자칫하면 사람이 먹히니 조심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주의를 줬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실수를 몇 번 했었지. 들었다고 다 아나.
개인사업이 좋은 점은 자기 그릇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지독하리만큼 자기 그릇만큼의 돈이 나온다. 직장생활은 어찌 슬쩍 묻어가며 월급을 받을 수가 있는데 개인사업은 자기 그릇만큼의 돈만 나오다 보니 돈에 쫓겨 무리하다 보면 자기 본연의 모습을 잃고 결국 그릇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좋은 차와 대궐 같은 집은 자기 그릇만큼 얻어졌을 때 자연히 생기면 그뿐 무리해서 먼저 끌어당기면 그만큼의 대가를 받아간다. 사채업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개 같은 왜곡을 당하는 바람에 은행 같은 금융권을 적으로 보지만 애초에 사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 은행이다. 힘들 땐 직원들이 찾아와서 밥도 사주고 간다. 고객님 힘내세요. 고객님 돈이 저희 돈이에요. 포기하지 마시고 저희 좀 살려주세요. 힘들 때 조롱이 아니라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고 갔었다.
빨간딱지 붙이는 거야 돈 빌려간 사람이 안 갚는다고 드러누우니까 절차대로 하는 것뿐이고 애초에 돈 빌릴 때 다 계약에 있는 내용이다. 그게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뭔가 교육을 잘못 받았다고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미리 긴밀하게 대화하며 조율하면 그렇게 대뜸 절차가 들어가지도 않는다.
진짜 악당은 터무니없는 허영과 자아성찰의 부재다. 물질과 현실은 그걸 반영할 뿐이다.
행복해지고 싶어 돈이 필요한가.
그러면 다른 제안을 해보자. 행복해지게 해 줄 테니 돈은 글쎄요. 어떤가. 그래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방법은 많다. 근데 여기서 우물쭈물한다면 당신은 그냥 돈이 욕심날 뿐이다. 그냥 욕심이 있을 뿐이다.
욕심을 내면 어떤 식으로든 돈은 생긴다. 그렇게 들어오는 돈이 시원찮은가. 더 욕심을 내보라. 어차피 돈만 벌면 되는데 방식이 무슨 소용인가. 근데 폼이 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욕심내서 번 돈으로 폼 잡아도 된다. 순서가 무슨 상관인가.
냉정하게 말해 세상은 당신이 돈을 얼마나 갖고 있건 별 관심 없다. 금목걸이를 차고 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며 기억해 주는 사람도 없다. 좋은 차를 타며 우월감을 느낄지는 모르지만 글쎄, 그냥 보기 드문 차가 지나가니 신기해서 보는 거 아닐까. 나도 독일제 대형 외제차 사보고 하는 말이다. 정말 귀신같이 4개월 정도 기분 좋았고 그 뒤로는 애물단지가 됐다. 그것도 뭐 사람 나름이겠다만.
돈과 상관없이 행복하면 굳이 소비를 통하지 않아도 된다. 쓰는 돈이 줄어들면 당연히 수입이 지출을 앞서고 돈이 모인다. 행복의 출처와 소비 습관이 기본이다.
돈이 없으면 불행해질 것 같은가.
순서가 잘못됐다. 본인의 내면부터 뭔가 문제가 있을 때 불행은 시작되고 높은 확률로 돈이 빠져나간다. 마음의 공허는 물질로 채울 수 없다. 이내 구멍만 더 넓힐 뿐이다.
구멍이 메워지는 만큼 스스로 안정을 찾는다. 신용이 회복되고 능력이 길러지면 자연히 필요한 돈이 모인다.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기회가 왔을 때조차 가만히 들여다보며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여유마저 생긴다.
돈 얘기는 재밌지만 오래 할수록 역시 독기가 쌓인다.
오랫동안 돈이 되는 글들만 써오며 하고 싶은 말들을 다 하지 못하고 틀에 맞춘 글들만 썼었는데 오랜만에 쓰고 싶은 이야기들만 하니 후련하긴 하다만 그래도 독기가 세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정리하자면 지금까지 했던 얘기는 절대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지 않을 얘기들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환상에 돈을 쓴다. 현실에 박하고 과거를 추앙하며 미래를 상상한다.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영화로 나오면 1순위 상영작에 대상을 받고 현실에 가까운 영화는 예술상이나 다큐멘터리라는 조롱 같은 이름을 붙인다.
남이 돈 번 얘기 듣는 데는 꼬박꼬박 돈과 시간을 쓰면서 자기가 돈 벌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을 개발하는 시간에는 갖은 핑계를 대며 미룬다. 결국 그 얘기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침을 뱉고 폄하하며 다른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부에 대한 환상 속을 끊임없이 맴돈다.
시크릿이 그렇게 인기를 끌었던 건 돈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환상 때문이었지 정말로 시크릿이 돈을 가져다줬는지에 대해서는 다들 판단을 보류한다. 원하는 것은 끌어당겨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난 동의하는 편이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걸 본다. 지독하리만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끌어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