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현장 팀원 여러분!
"필생즉사 필사즉생"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이런 뜻 일 겁니다
이 말이 이곳에 어울리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이만한 각오가 없으면
100 여일도 남지 않은
절대공기를 완수할 수가 없습니다.
욕먹고 치받이고
하는 것은 제가 다 감수하겠습니다.
우리 한번 불살라 봅시다
몸 바쳐 충성을 다 할 만한 회사는 아닐지라도
우리들 자체는 오합지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아마 이어려운 현장에서
해 냈다 하는 자위감이
가슴속에 더 남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 믿고 뭉치고
힘을 합해야 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진정한 팀원이 되어야 합니다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죽기로
한번 해봅시다
감사합니다.
현장소장 ㅇㅇㅇ
*지지난해 어느 현장의
현장직원들에게 보내는 문자였습니다
“필생즉사, 필사즉생.”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이지요.
지금 다시 떠올리면, 과격하다 느낄 수도 있는 이 말을…
나는 어느 현장의 막바지에, 전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며 꺼냈습니다.
그날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100일도 채 남지 않은 공기를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욕을 먹고 치받히고, 밤을 새우고, 사람을 잃고, 자존심까지 내려놓아야 하는 시간이 될 거라는 걸요.
그래도 그 현장은, 그 사람들은,
내가 단단히 마음먹지 않으면 다 흩어질 수도 있는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욕먹고 치받히는 건 제가 감수하겠습니다.
우리가 오합지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봅시다.”
그 회사가, 몸 바쳐 충성을 다할 만한 곳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현장에 있는 우리는,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동료였고,
끝내 해냈다는 자부심은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다시 허리를 폈고,
누군가는 퇴근길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고,
누군가는 그때를 인생의 전환점이라 말하더군요.
지금도 가끔 그 문자를 떠올립니다.
죽기로 하면,
어쩌면 진짜로 살아낼 수 있는 게
현장이라는 곳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