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이제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여름 내내 땡볕 속에서 마음고생까지 더해졌던 지난날을 지나,
지금은 새로운 회사에 들어와 남산 중턱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이 글을 씁니다.
남산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야생화를 찍습니다.
예전에는 눈길도 주지 않던, 늘 곁에 있던 꽃들인데
왜 이리 예쁘고 새롭게 느껴지는 걸까요.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정겨운 기억들이
이 가을의 햇살 속에서 피어난 것이겠지요.
남산.
이렇게 좋은 곳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멀리서 무심코 바라보기만 했지, 정작 그 속으로 들어오진 않았었네요.
이름 모를 산새들의 속삭임,
바람에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
알밤 하나 물고 달아나는 청설모의 재롱...
남산공원을 이리저리 거닐며 풀과 나무, 바람과 대화를 나눕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것들이 어우러져 숲을 이루듯,
우리 사는 세상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