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소모임을 운영합니다.

by 서농쌤

주변에서 만나기 쉬운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온라인에서 자기 계발에 진심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넓혔다. 인간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동물이라 했던가? 본인의 능력을 상품화하여 수익화하는 사람들만 보고 있으니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꿈 지도 그리기, 북토크, 해외여행에서 엽서 써주기, 카톡으로 타로 봐주기, 좋아하는 것 그려주기, 글쓰기 코칭 등 ‘세상에! 저런 걸로 돈 벌 수 있다니!’하는 놀라움과 부러움이 동시에 몰려왔다. 그들 속에 있으니 나도 좋은 영향력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이 생각은 모닝 페이지를 쓰며 더 확장되어 갔다.



‘내가 잘하는 건 뭘까?’ 경력단절 여성이 내세울 만한 것은 없었다. 몇 날 며칠을 쓰며 고민했다. 어느 날 새벽 책상 정리하다가 우연히 책꽂이에 꽂힌 노트를 폈다. ‘고정지출’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오자마자 머리가 짜릿했다. ‘이거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가계부 쓰기였다.



사람들은 꾸준히 지속하기를 어려워한다. 가계부 쓰기도 그중 하나다. 나도 두 번이나 가계부 쓰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첫 번째 가계부는 취업 후 내 경제를 잘 꾸려보리라 다짐하며 장만했다. 하루 이틀 쓰기를 미루게 되니 전날 지출이 생각나지 않아 (이때는 앱을 통해 내역을 볼 수 없던 시기였어요.) 한 달도 쓰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 두 번째 가계부는 결혼 직후 우리 가정 경제를 잘 꾸려보리라 다짐하며 장만했다. 지출기입만 하는 상황에 머물다 보니 ‘이거 쓴다고 뭐가 달라지나?’라는 생각과 함께 흐지부지됐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 낳기 전까지 내 인생에서는 돈 걱정 할 일이 없었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셨고, 학자금 대출도 받지 않았으며 결혼할 때도 돈 걱정 없이 했다. 사고 싶은 것 다 사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었다. 복 받은 상황이었음에도 그때는 복 받은 것인지 몰랐다.



아이가 둘이 되자 이사를 고민해야 했다. 이사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집값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사업체 비용, 새로운 살림살이 구매비용, 버리는 물건에 대한 비용, 청소비용 등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 그때부터 돈에 대한 시각이 변했다. ‘나는 왜 돈이 없지? 우리 남편이 돈을 못 버는 편은 아닌 거 같은데?’ 인생 최초로 돈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경제 관련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일곱 권쯤 읽었을까? 책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지출관리 해서 열심히 종잣돈 모으고, 그 돈으로 투자나 사업을 해라!”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할 수 있는 것은 해봐야 했다. 지출관리, 종잣돈, 사업/투자. 이 세 가지 중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지출관리. ‘그래! 그까짓 지출관리! 너네가 하라는 대로 1원 하나 안 놓치고 다 써볼게!!’ 그렇게 내 생에 세 번째 가계부 쓰기가 시작되었다.



이런 고민을 친구와 나누었다. 친구는 깊은 공감을 했다.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면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깨달았던 나는 친구에게 가계부 같이 써볼 것을 제안했다. 가계부 내용공유가 아닌 매일매일 꾸준한 기록을 함께하자고 설득했다. 내 말에 큰 공감한 친구가 수락했고 우리만의 시스템으로 가계부 같이 쓰기를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과거 실패한 두 번의 가계부와 달리 한 달 동안 모든 기록에 성공했다. 해냈다는 희열을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뿌듯했고 성취감이 차올랐다. 같은 방식으로 두 달, 세 달 … 여섯 달을 꼬박 채웠다. 여섯 달 동안 단순히 지출기입만 하지 않았다. 기록에 대한 결산을 제대로 해나갔다.



6개월간 지출 기록을 보며 생각만 했을 뿐인데 내 돈의 흐름이 보였다. ‘아! 이 항목에서 돈이 가장 많이 나가는구나. 근데 이렇게까지 돈을 쓸 일이야?’ 자연스레 나에게 맞는 예산을 잡았다. 예산에 맞춰 지출하니 평소라면 썼을 돈이 모였다. 이 돈은 <수학서재> 인테리어 비용에 쓰였다. 과거의 나였다면 당연히 빚을 졌을 텐데. 가계부의 작은 성공이 뿌듯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의 나처럼 가계부 쓰고 싶지만, 꾸준히 쓰기가 어려운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들에게 가계부 올바르게 작성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모닝 페이지에 썼다. 쓰며 고민하다 보니 나아갈 방향이 보였다.



<가같쓰 = 가계부 같이 쓰자>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가계부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 가계부를 쓰긴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던 사람 등에게 반응이 좋았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보완하며 점차 시스템을 갖추었다. 내 프로젝트가 도움이 된다는 말과 참여자분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다. 내가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성장을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22년 4월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는 24년 10월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다.



누구나 자기가 잘하는 것이 있다.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글쓰기를 권한다. 어떻게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지 쓰며 고민한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가질 수 있다. 경력단절 전업주부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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