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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통보 없이 사라진 직원


예전에 제가 IT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실제로 겪었던 에피소드를 한번 풀어볼게요. 당시 저희는 작은 오피스에서 앱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팀이었어요. 그때 회사 분위기는 가족 같은 느낌으로 굉장히 화목했고, 다들 밤낮으로 열정을 쏟아부으면서 일하는 중이었죠.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평소엔 출근 1등이던 개발자 한 명이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더라고요. 처음엔 누구나 늦잠을 잘 수 있지 하고 별 신경 안 썼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도 나타나질 않더라고요. 이 친구가 늦잠을 잔 건가? 하고 가볍게 전화를 걸어봤어요. 그런데 전화가 안 받더라고요. "바쁜가 보네, 문자 남겨야지" 하고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그래도 응답이 없었습니다.


점심시간쯤 되니까 슬슬 걱정이 밀려오더라고요. 혹시 무슨 사고가 났나 싶어서 주변 동료들과 함께 연락을 계속 시도해봤죠. 결국 오후가 되었을 때, 너무 걱정이 돼서 SNS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그 직원은 오히려 활기차게 카페에서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 있는 사진을 당당하게 올렸더라고요. 순간 당황스러우면서도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아니, 적어도 이 사진을 볼 수 있는 건 알고 올린 건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그 순간 깨달았죠. '아, 이 친구는 이미 마음이 떠났구나.' 그리고는 부랴부랴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상 대책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그 친구가 담당했던 업무는 서버 관리와 앱 주요 기능 개발이었어요. 하필이면 프로젝트가 한창 중요한 단계였기 때문에 바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당장 남은 개발자들이 급히 업무를 나눠 맡았고, 주말까지 밤을 새워가며 업무를 메웠어요.


사실 직원 하나가 빠지는 게 이렇게까지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팀 분위기도 순간적으로 얼어붙었고, 그 와중에 다른 직원들도 부담감이 폭발 직전까지 갔습니다. 몇몇 직원은 유머 섞인 말로 "우리도 그냥 브런치나 먹으러 갈까요?"라고 농담을 했지만, 웃으면서도 눈물 나는 상황이었죠.


결국 급하게 채용 공고를 내서 추가 인력을 충원했지만, 사람 뽑는 게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이겠어요. 몇 주 동안 온 팀이 초토화된 상태로 프로젝트를 겨우겨우 마무리했습니다. 그 후로 저희는 직원들 사이의 소통을 더 강화하기로 했고, 퇴사 시 최소한의 사전 통보 규정을 계약서에 확실히 넣었습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1대1 면담을 해서 직원들의 고민과 불만, 업무 스트레스까지도 깊이 있게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했어요. 생각해보면, 당시 직원이 브런치를 먹으며 올린 사진은 제게 엄청난 교훈과 웃음(?)을 준 셈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패닉 상태였죠.


사업을 하다 보면 진짜 별별 일이 다 일어납니다. 특히 작은 스타트업은 한 명의 직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당황하지 않고, 웃음 섞인 여유까지 가져가며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거예요.


여러분도 혹시 어느 날 직원이 갑자기 브런치를 먹으러 가더라도, 그때 저처럼 당황하지 마시고 현명하게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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