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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책임 May 09. 2024

아직은 직원이 아니라 손님 같아요

입사 4일차, 첫 야근! 잘봐, 이게 너의 미래야


어렵게 이직에 성공하고, 어느덧 입사 4일 차가 되었습니다.

간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이겠죠?

입사해 보니, 제가 채용된 부서는 퇴사로 인한 채용은 아니었습니다. 팀원들의 업무 부하로 인한 인력충원이었어요.

당연히 아직 명함도 없고, 업무에 필요한 시스템 권한, 회사의 전반적인 정보들(근태관리방식, 회사생활, 근무공간 등등등),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잘 모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직은 직원이 아니라 손님 같아요.


아직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조금씩 회사에 적응해 나아가며 업무를 수행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업무 부하로 인한 인력 충원이다 보니 팀원의 업무 인계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업무 인계를 받을 준비가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야 할 일들을 이야기하고 자료를 송부하고 있어요.


아직 사내 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도 없고, 방법도 익숙하지 않은 출근 3일 차, 직원한테 말이죠.



입사하는 날, 인사팀에서 OT를 해주었지만 OT라기보다는 계약서작성과 노조가입, 그리고 무슨보험(?) 가입 밖에 생각나지 않고


스마트워크라는 자리 운영 방식으로 첫날부터 혼자 동떨어져 노트북을 세팅하고 있었던 모습이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는게 슬프네요.


IT회사는 자신들만의 보안체계에 신경을 많이 써서 IT직종에 있는 저도, 매뉴얼이 있다한들 아무것도 모르고 세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회사 세팅 환경은 모두 다르고, 업데이트 안된 매뉴얼은 다반사니까요.


스마트워크 자리 운영 방식이다보니, 사물함이 필수인 곳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저에게 사물함 사용법, 출근 자리 선택 방식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어요.


지급받은 노트북, 첫 출근을 위해 준비한 물품들을 그대로 집에 들고갈 상황이었습니다. 늦은 오후 아직 얼굴이 익숙치 않은 팀원을 찾아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사물함에 대해 물었습니다.


사물함 사용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경력직답게 잘해결하고 개인짐들을 넣어두었습니다.


오후 6시, 아무도 없더라고요.

가도 되는건가..?


혹시 몰라 사무실을 돌아다녀보다, 처음 인사나눈 팀원에게 묻고 퇴근했습니다.


다음날, 아직 출근길이 익숙하지 않아 너무 일찍 도착했습니다. 다른 직원들이 자리 선택하는 것을 훔쳐보다, 혹시몰라 어제와 동일한 자리를 선택해서 앉았습니다.


그날은 그냥 멍하니 앉아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같이 일하게될(?) 팀원분이 찾아와 첫 인사와 식사를 하고 다음날부터는 본인 옆자리에 앉아 인수인계를 받으면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체로 헤어졌습니다.


3일차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한 것도, 들은 것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업무 미팅과 작업 전달 등 인계가 시작되었어요.


심지어 4일 차에는 야간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작업자는 아니고 관람객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니, 참고차 참여하라는 의미 같았습니다.


적어도 회사에 대한 소속감은 만들고, 내가 일할 이 회사가 어떤 곳인지, 회사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을 준 다음, 일을 시키는 것이 효율성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급한 걸까요?

하루하루 일로 꽉꽉 채워야만 운영되는 회사인걸까요?


온보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온보딩, 신규입사자가 회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퇴사, 업무효율, 애사심 등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정말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는 회사라면 업무 할당보다는 회사 적응이 먼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온보딩도 신규입사자가 투입된 부서의 업무량,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프로세스만 진행한다면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신규입사자는 과도한 업무량과 온보딩 프로세스로 지치게 되고 곧 퇴사로 이어질 수도 있죠.



요즘 채용할 직원이 없다고 하지만, 구직자는 정말 많습니다. 회사는 너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는 생각인 것 같고요.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그만두는 것을 선호하는 저이지만, 그만두기에는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고, 환경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아직 팀원들과 유대감도 없고,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어 소외감을 느끼는 것 일 수 있고요.


아직 길지 않은 근무기간, 천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합니다.


일단 기대감을 버리고, 열심히 해보자가 아니라 3개월, 6개월, 9개월, 12개월 단위로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근무할 예정입니다.


그 안에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이직할 곳도 조금씩 찾아 보면서요. 그러다보면 회사일이 잘 맞게 될수도 있고, 처음과는 다른 생각이 들수도 있을겁니다.


혹은 다른 곳에서 좋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요.


직장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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