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혜진 Jean Seo Oct 21. 2023

마더링을 위한 자원

자녀 교육을 위한 예산 책정에는 단순한 재정 계획 이상의 것이 포함된다. 자녀 교육을 위한 예산 책정은 단지 학비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정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사용하는 포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는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며 가정에서 사용 가능한 자원인, 감정적, 사회적, 재정적, 상징적 자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위에, 합리적으로 교육에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을 식별하는 것이다. 사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가능한 한 예산계획을 일찍 시작할수록 이러한 자원들의 관리가 쉬워진다. 다음은 이러한 모든 형태의 자본을 사용하여 가족의 생애주기별 교육 예산을 책정하는 가이드로서 생각해 둘 부분이다.




 

우선, 재정 자본(Financial Capital)은 교육 예산 책정과 관련된 가장 직접적인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전적 자원이다. 책, 학용품, 사교육비 및 기타 비용을 포함한 총비용을 추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그런 다음 현재 소득, 저축 및 잠재적 미래 소득을 고려해 본다. 장학금, 보조금, 재정 지원 또는 학자금 대출과 같은 옵션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한 재정적 자본 예산 책정에는 대학 입학 전까지의 교육비와 대학교 입학 후 교육 관련 비용에 대한 예산과 가용 재정에 대한 고려가 포함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있다. 사회적 자본은 특정 사회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의미한다. 자녀교육과 관련하여서는 부모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관계에서 파생되는 교육적 활용 가치를 의미한다. 자녀 교육의 맥락에서 생각해 본다면, (공교육 & 사교육) 교사와의 연결, 학부모 모임, 다른 가족 구성원과의 결속력 강화를 통해 사회적 자본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회적 자본을 통해 구축된 인적네트워크는 자녀의 교육, 양육과 관련한 귀중한 통찰력, 조언 및 구체적 정보, 인적 양육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자녀가 친구 및 교사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도록 격려하면, 이러한 인적네트워크는 학습 경험과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학습의 모든 과정에서 학습자인 자녀가 내부적 동기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사회적 자본을 활용하는 것은 자녀의 교육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가정 내, 확대 가족 또는 소속 공동체, 소셜 네트워크의 자원과 지원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 이것은 튜터링, 멘토십, 또는 맘카페등을 통한 정보공유 등의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일 수 있다. 사회적 자본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네트워킹을 사용하여 교육 정보(특별히, 한국에서는 사교육 관련 정보는 일부 네트워크 속의 엄마들만의 고급 정보로 불려진다), 멘토링 프로그램등, 커뮤니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귀중한 교육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 도서관, 동아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같은 커뮤니티자원 등의 교육적 활용이 여기에 포함된다.





 

다음으로는 상징자본(Symbolic Capital)이 있다. 이 유형의 자본은 평판, 위신 또는 인지도에 따라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의미한다. 상징적 자본은 특정 공동체 또는 사회 내에서 개인 또는 집단의 사회적 지위, 명성 및 영향력에 기여하는 무형 자산을 포함한다. 이러한 상징에는 교육, 언어, 패션, 예술, 지식, 심지어 특정 그룹이나 기관과의 관계와 같은 것들이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권위 있는 학위를 갖는 것은 높은 수준의 교육과 지적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녀에게 상징적 자본을 부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문화적 추세를 잘 알고, 예술에 대한 정교한 취향을 가지고, 또는 특정분야의 지식을 소유하는 것도 자녀의 양육에서 상징적 자본을 부여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인식과 존중을 증가시켜 교육적으로 유용한 자산이다. 상징적 자본은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도입한 '문화 자본(Cultural Capital)' 개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문화적 자본은 물질적 재산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이동성과 성공에 기여하는 문화적 지식과 관행도 포함한다. 또한, 상징적 자본에는 명예, 위신 또는 사회적 인정도 포함한다. 교육의 경우 상징적 자본은 학교의 명성이나 자녀가 받고 있는 교육의 인지된 가치와 관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의 높은 학벌을 상징적 자본으로 활용하여 명성이나 인정을 제공하고, 그 자녀의 미래 기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벌을 위해 학교나 교육 기회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어느 한 가족이 상당한 상징적 자본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활용하여 자녀의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감정적(Emotional Capital) 자본이 있다.  자녀의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단지 돈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가족 내 정서적 연결 및 관계의 가치를 의미하는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고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기르는 것이,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자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특별히, 교육과 관련해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우리나라의 중, 고등학생 자녀가 학습에 대한 감정과 그들이 가질 수 있는 불안을 표현하고, 학습에 대해서도 부모와 대화하도록 격려하는 것에 이러한 '감정자본'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등학교 입학 후 10번의 학교 내신기간과 마지막 대학 입시의 지원 과정과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의 모든 시기에 자녀의 정서적 웰빙은 교육적 성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자녀들을 감정적으로 지원하고 학업적 성취를 축하하는 것 등을 통해, 감정자산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부모는 교육에서 감정적 지지와 감정자산의 사용을 중시하는 긍정적이고 정서적 지원에 아낌없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자녀가 스스로 주도하는 학업을 더 잘 수행하고 내부적 동기를 부여해 줌으로써, 무작정 사교육에만 위탁하는 것보다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정서적 자본을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은 자녀의 걱정을 경청하는 것부터 진로에 대학 고민 상담, 학습방법과 그 결과의 실패를 극복하도록 돕는 것, 성공을 축하하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그래서, 자녀의 교육 여정 전반에 걸쳐 자녀를 정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정기적이고 양질의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것은 부모가 제공하는 정서적 지원, 사랑과 신뢰의 표현, 일관성 있는 보살핌 및 전반적으로 자녀의 일상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인 환경에서 파생되는 가치이다. 자녀들이 교육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탁월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 동기를 추진력으로 바꿔 지속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감정적(Emotional Capital) 자본이다. 학습은 ‘뇌’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공부는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으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학습은 ‘안정감’으로 하는 것이다. 자녀에게 ‘사교육’도 시키고, 엄청난 ‘마더링’도 할 수 있지만, 결국 이 모든 노고를 완성시켜 주는 것은 가정, 특별히 엄마가 주는 ‘안정감’이다.

 





자녀의 교육 예산 책정에는 재정 자원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및 상징적 자본을 활용하는 전체적인 접근 방식이 포함된다. 이러한 다면적인 마더링 방식은 자녀에게 미래의 성공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갖추게 하는 균형 잡힌 교육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가정 내 교육예산 책정이 교육 비용의 재정적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아무리 철저히 계획한 가정의 유용할 수 있는 자본과 관련한 계획들도, 가정 내, 외적 상황 변화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유연한 사고와 소통 중심의 가정 구성원들 간의 관계형성과 감정적 '응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더링을 통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녀의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항목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는 사용 가능한 자원이 주어진 상태에서 자녀에게 가능한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임을 기억해야겠다. 왜냐하면, "최고"의 의미는 가족, 자녀 및 우리가 살고 있는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사회상황(ex. 교육제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교육에 중점을 둔 한국 교육 시스템의 경쟁적 특성은 자녀 교육을 위해 예산을 책정하려는 부모에게 어려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정서적, 사회적, 재정적, 상징적 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자녀교육을 위한 ‘마더링’에서 만날 수 있는 ‘의도치 않은’ 부담을 덜 수 있다.

 


 

 Unsplash의 Sixteen Miles Out


이전 08화 “엄마는 F가 아니라 T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