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엘리엇은 "경험은 했으나 의미는 놓쳤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의미이다. 똑같은 것을 경험했어도 의미를 두는 부분은 각자 다르다.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책이나 시를 읽어도, 여행을 다녀와서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도 부여하는 의미가 다를 때가 많다. 서로 의견이나 감상을 공유하면서 다른 생각과 감성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는 이유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어땠는지 꼭 확인하는데 그건 나와 어떤 부분이 다른지, 내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를 보고 나오면서 남편에게 어땠는지 물었다. "어쩔 수 없이 봤다."고 했다. 난 나름 괜찮아서 "왜?"라고 묻자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영화로써 흥미는 떨어진다고 말했다. 난 "그건 한번 비튼 영화라 그래. 자본주의와 부조리한 세상을 비판하는 거라 보이는 그대로 생각하면 안 되는 영화야." "아무리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은 없어. 모두 핑계와 자기 합리화일 뿐이야."
여행을 함께 한 친구들도 정취를 보며 한껏 여유를 갖는 친구, 사진에 집중하는 친구, 대화를 원하는 친구, 음식을 중요시하는 친구 등 다양하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저마댜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울려 하나의 조화를 이룬다고 본다.
이렇듯 경험하는 일에 부여하는 의미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현실을 직시하고, 누군가는 내면에 집중하고, 누군가는 미래를 중시한다. 경험하지만 의미는 모두 다르게 다가오기에 삶이 다양한 것이 아닐까.
다만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탓해서도 안 되고, 내가 느낀 것을 왜 못 느끼는지 몰이해해서도 안 된다. 사고와 경험치가 모두 다른 인간이 모여 화합을 깨뜨리지 않으려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