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 2

ㅡ<찬란한 너의 계절에>ㅡ

by oj

둘째, 하영이의 사랑은 연이사에 대한 일방적인 외기러기 사랑이었다. 연이사도 표현만 하지 않았을 뿐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눈여겨봤다가 운전기사로 일하게 하고 공부까지 시켜주신 회장님에 대한 신뢰와 부모님이 자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죄책감으로 하영이를 좋아하면서 다가서지 못했다. 아파서 운전을 못했던 날, 하필 사고가 나서 두 분 모두 즉사한 일은 연이사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했다. 마음 아파하던 하영이 옆에 있을 수 없던 이유였다. 하영이의 고백에도 애써 밀어내던 그는 그녀가 폭설에 갇혀 꼼짝도 못했을 때, 그녀에게로 가면서 마음을 고백해 사랑을 이룬다. 바라만 보던 사랑에서 마주 보는 사랑으로 바뀌어서 흐뭇했다.


셋째, 하담이와 유겸이는 통통 튀면서도 순수한 사랑이었다. 인기 많은 남학생이지만 하담이 외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마음까지 넓은 따뜻한 유겸이었다. 메이저 리그 진출의 꿈을 키우던 중 발목 부상과 수술로 꿈을 포기하려고 할 때 옆에서 끝까지 응원하며 지지해준 하담이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재활 훈련을 해서 미국 진출에 성공한다. 하담이의 할머니가 치매 증상으로 도로 한복판에 서 있을 때 구해준 사람도 유겸이었다. 유겸이는 선함과 성실, 신의가 누구보다 빛난 아이였다. 그런 성품이 부모를 잃고 상처 입은 하담이를 잘 포용해줄 수 있었다. 의대에 합격할 만큼 똑부러지고 야무진 하담이 역시 유겸이와 잘 어울렸다.


마지막 할머니의 황혼 로맨스도 돋보였다. 기억력을 잃어가는 자신의 병을 치매로만 생각하고, 부모를 잃은 세 손녀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요양원 입소를 준비하던 할머니였다. 세 손녀 딸들의 웨딩 드레스를 직접 만들어 놓고, 아이들에게 노년에 외국에서 사는 것이 소망이었다는 편지를 남겨둔다. 할머니가 여행갔다가 길을 잃고 가족들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검사 결과 치매가 아닌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드러났다. 고향 오빠인 카페 사장님을 만나서 친구처럼 지내며 함께 보내는 황혼을 맞게 된다. 치열하게 앞만 보고 살면서 자신을 혹사하고, 세 손녀딸들을 강하게 키워내려던 할머니의 인생에 뒤늦게 찾아온 동반자는 할머니를 평온하게 만들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함께 해로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란과 우찬의 사랑은 이루어졌다. 봄엔 벚꽃을 보고, 여름엔 빙수 먹으러 다니고, 겨울엔 보드 타러 다니자는 그 말을 이루면서 예쁜 사랑을 하고, 프로포즈를 받는다. 내가 작은 아들 결혼할 때 봄엔 벚꽃 보고, 여름엔 바다를 보고, 가을엔 두 손 꼭 잡고 낙엽길을 걸으며, 겨울엔 시린 손을 잡아주라고 했던 축시와 너무 비슷한 내용이라 더 공감했다.


인생의 계절은 순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하란이 자기 인생에 겨울이 닥치면 어떻게 하냐는 말에 버티고 견디면 곧 따뜻한 계절이 돌아올 거라고 우찬은 말한다. 어디선가 어떤 인생이 지나가도 모든 계절이 찬란하기를 바란다는 우찬의 말로 드라마의 마지막을 장식할 때 우리 인생도 찬란하기를 바랐다. 아름답고 마음이 따뜻해진 명작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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