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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Apr 29. 2024

HRA, 생성형 AI 도입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AI 기술의 변화에 내가 선택한 생존 전략

얼마 전 데이터 분석 관련 교육에서 강사분과 점심식사 중 생성형 AI를 주제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야말로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중 강사분으로부터 받았던 한 가지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HR업무에는 생성형 AI가 어떤 식으로 도입될 것 같으세요?

가장 최근에 교육 장면에서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아티클을 통해 적절한 적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 봤고, 개인적으로는 기술 격차가 줄어든 만큼 특이점이 눈앞에 와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야말로 하루가 멀다 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HR이나 HR Analytics 관련 교육 프로그램 홍보 자료를 받고 있고, 링크드인에서 볼 수 있는 개개인의 활용 케이스, 그리고 그것들을 대하는 주변 HRer들의 모습을 보면서 데이터 관련 교육을 담당하던 첫 해의 기억들이 오버랩되어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교육 가서 해봤는데 AI로 뚝딱 해결되더라. 그러니까 이거 가져가서 해결해 봐.”


데이터 관련 교육을 처음 담당하던 해에 현업 내 DX 관련 과제를 선정해 4개월가량 사내 외 전문가와 1:1 매칭 후 해결을 지원하는 교육을 새롭게 진행하였다. 무척이나 공들여 진행하였고, 현업의 실제 과제인 만큼 참가자들 또한 매우 진지한 자세로 임했기에 결과적으로 총 10명의 참가자가 10개 과제를 해결하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한 명의 참가자가 전문가 멘토와 첫 번째 멘토링 중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현업의 실제 과제를 가지고 오는 데다가 4개월가량 장기과정인 만큼 선발 과정 형태로 진행하였고, 과제 또한 Top-down 형태로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그들의 상사의 DX 또는 AI에 대한 이전 경험이 영향을 미치기 마련인데 문제는 참가자 중 한 분의 리더가 Microsoft의 Azure를 활용해 진행한 1일 과정을 이수하면서 발생하였다. 해당 리더는 그 교육에서 준비된 실습용 데이터를 활용해 2시간 내에 AI 모델을 해결해 본 학습 이후, 현업 과제를 지정해 주면서 자신의 학습 경험에 비추어 AI로 해결해 보도록 지시를 한 것이다. 첫 번째 멘토링 중 현업 과제에 대해 기억에 남는 전문가 멘토의 코멘트는 이 과제의 난이도가 자율주행 기술에 비춰 설명하자면 레벨 5 수준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참고로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레벨 2이다.)



“이거 다음 단계로 선이 안 그어지는데 어떻게 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데이터 관련 교육 담당 첫 해에 데이터 리터러시와 관련된 교육을 GUI 툴인 Orange를 활용해서 진행했던 적이 있다. 사실 내가 직접 기획한 것은 아니고, 업무 변경 초반에 모든 교육 내용을 한 번에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기존에 진행 중인 과정의 큰 틀은 유지한 채로 진행한 것이다. 어쨌거나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명확했다. 파이썬이나 R 코드 작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클릭이나 드래그 앤 드랍 방식으로 해결해도 전혀 상관없으니 도메인 전문가들이 데이터 분석이나 모델링의 흐름을 알고 데이터 중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기술적인 부분은 GUI Tool을 활용해 해결해 주었으니 교육 기간 중에는 데이터를 어떻게 핸들링하면 좋을지와 같은 고민을 해주길 기대하였다. 하지만 실습 장면에서 수많은 교육 참가자들이 보여준 모습의 대부분은 무지성으로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다행이고 안되면 질문하는 것이었다. 엑셀로 피벗 테이블을 그릴 때, 아웃풋 이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일단 드래그해서 넣었다 뺐다 하는 작업을 반복하다가 원하는 모양이 나오면 작업을 멈추는 내 모습이 떠올라 서글펐다.



“일단 그리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이거 해석은 어떻게 하는 거죠?”


링크드인을 통해 그 분위기를 쉽사리 체감할 수 있다시피 HR Analytic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생성형 AI,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ChatGPT가 거스를 수 없는 업무 방식의 변화처럼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면서 자연스레 ChatGPT를 활용한 HR Analytics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HR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러한 업무 방식을 다룬 교육 홍보 또는 소개 목적으로 1~2시간가량의 짧은 공개 세미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참석했던 한 공개 세미나에서 한 기업에서 HR을 담당하는 참가자분이 하셨던 질문 장면이 기억난다. 해당 세미나에서는 ChatGPT를 활용해 HR의 다양한 변수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Data Analysis 기능을 활용해 히트맵을 그리는 실습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에서 10여 년가량 HR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 그 참가자께서는 강사분의 실습 진행에 따라 손쉽게 히트맵 작성까지는 성공을 했고, 그 결과물을 보면서 해석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Orange로 진행했던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 장면의 참가자들의 질문이 오버랩되면서 과연 그 질문을 하셨던 기업의 참석자분께서는 본인의 업무 데이터에 히트맵 기능을 활용한다거나 혹은 그 결과를 활용해 자신의 상사를 설득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제와 얘기지만 결과 해석도 ChatGPT에게 물어봤더라면 당시 강사분의 친절한 답변보다 어쩌면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생성형 AI를 가장 잘 사용할 사람은 누구?


주변의 평판 중 트렌드에 민감하다거나 센스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특히 기분이 좋다. 그래서 커리어 내도록 내용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나 기법에 대한 내용들이 적어도 뭔지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지난 1년가량은 Chat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가 그중 한 가지 주제였기에, 꽤나 많은 오픈 세미나에도 참석했던 것 같고, 커뮤니티나 블로그 상의 정보도 학습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던 중 ChatGPT를 소개하는 모든 전문가들이 생성형 AI 등장 이전에 파이썬이나 R을 활용해서 최소한 데이터 분석이나 모델링을 진행해 본 분 들이거나 나아가서는 개발자였다는 점을 보면서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ChatGPT 안에 이미지 생성 기능이 나오면서부터 강의자료를 만들거나 할 때에 필요한 이미지를 검색하기보다 직접 그려 보기 위해 시도를 하고 있다. 브런치 상의 배너 이미지도 마찬가지이다. 아무튼 이미지 생성 경험이 누적되면서, 점점 더 강하게 드는 생각이 있다면 ‘이미지 생성 기능이 등장과 무관하게 그림에 소질이 없는 나는 제 아무리 기술의 도움을 받아도 원하는 그림을 그려내기 힘들겠구나' 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이미지 생성 기능이 좋다한들 하얀 도화지를 내가 원하는 그림의 모습으로 채워낼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번번이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내가 리딩해서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했다기보다 그야말로 대충 던져준걸 AI가 알아들었을 땐 조금 그럴싸하고 아니면 전혀 마음에 안 들고 그런 상황이랄까. 그래서 요즘 커뮤니티 상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야의 전문가들이 뽑아낸 이미지들을 보면 기술이 대단하다기보다는 저걸 대체 어떻게 떠올린 거지 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


이상의 두 가지 경험을 통해 요즘에 하게 되는 생각이라면 첫 등장이 워낙 강렬했기에 남의 일자리 걱정을 했지만 결국 미드저니를 가장 잘 쓰는 사람은 미술 전공자 또는 디자이너 일 것 같고, Sora를 가장 잘 쓰는 사람은 영상 제작자가 될 것 같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ChatGPT를 활용해서 데이터 분석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은 기존의 분석가들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HR이나 HR Analytics라고 크게 다를까. 결국 기술과 무관하게 HR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HR 데이터를 Analytics 관점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활용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이제 난 뭘 하면 좋을까


내 시간을 투입해 준비해야 할 미래이고 나의 전문성이니 어디까지나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아무튼 나는 앞으로 뭘 하면 좋을까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 정리와 다짐으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기술 변화에 대한 감각 유지를 위한 업데이트는 지속한다. (20%)  

하지만 메인은 데이터를 바라보는 눈이며, HR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한다. (40%)  

하루가 멀다 하고 AI 기술이 달라지는 지금을 틈타 내용이 변하지 않는 것들(인문학, 인지과학 등)에 대해 내공을 쌓는다.  (40%) 


강사분으로부터 받았던 질문으로 돌아가 HR 업무에는 생성형 AI가 어떤 식으로 도입될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워낙 보수적인 HR이라 그리고 민감하기로는 최상급인 HR 데이터이기에 쉽게 도입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어떤 식으로든 꼭 도입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신 그날이 오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사용자 친화적인 형태로 기술의 발전이 이뤄진 상태일 테니 당장의 불안함으로 Tool적인 부분에 대한 학습에 너무 매몰되기보다 본질에 대한 학습과 준비도를 높이며 때를 기다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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