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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잭 슈렉 Sep 13. 2024

[독서일기] 두 번째 지구는 없다 ㅣ 타일러 라쉬

두 번째 지구는 없다 ㅣ 타일러 라쉬 ㅣ 알에이치코리아

차분한 외모, 세련된 말투, 너무 촐싹맞지 않은 분위기로 기억된다. 케이블 채널에서 영화를 찾다가 종종 봤던 이미지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영화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등장했을 때 제대로 각인됐었다. 정확한 직업은 몰랐으나, 책을 통해 '방송인'으로 표기된 것을 확인했다. 


앞서 소개한 책과 마찬가지로 '2024년 독서의 달 환경/생물 다양성 주제 추천도서'로 눈에 띄어 함께 대출한 책이다. 저자의 이름을 알고 있지 않았기에 누군가 했으나, 친절하게도 프롤로그 이후 사진을 넣어주어 금방 정체를 식별할 수 있었다. 


책은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서 인쇄, 표지와 본문에 FSC 인증 종이를 사용했다. 방송으로 유명해진 이후 많은 출판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나 인쇄 조건을 늘 어필한 저자의 요구를 수렴한 출판사가 드디어 책을 만든 것이다. 덧붙여 FSC 인증은 산림자원 보존과 환경보호를 위해 국제산림 관리협의회에서 만든 산림 관련 친환경 국제인증이라고 한다. 가능하면 환경을 생각하는 물품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그 어떤 소비도 최대한 절제하고 줄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담. 알레르기, 사고, 사건, 그리고 학교에서 배운 여러 교육과정 등을 수더분하게 다룬다. 그래서 마치 그의 자서전으로도 느껴지고, 환경에 대한 그의 사고를 들어가는 시간이 종종 쓰는 표현으로 '저자와 차 한잔 마시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더욱이 미국 사람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어로 책을 쓴 결과물이란 것을 놓고 본다면, 화려한 글발은 없더라도 수려하게 흐르는 문맥과 주제들의 나열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앞서 소개한 변호사의 책보다는 전문적인 식견은 없지만, 환경이라는 주제로 묶어낼 수 있는 여러 경험담과 저자의 의지가 담긴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그런데 그렇게 환경을 생각하고 또 친환경 잉크를 사용하면서까지 출판을 하는 과정에, 단락과 단락 사이 굳이 한 줄의 공백을 두는 건 왜 그랬을까 싶다. 넉넉하지 않은 원고로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였을까. 저자보단 출판사의 책임이라고 느껴진다. 쉬어가는 느낌으로 등장하는 저자의 크로키는 인위적인 활자들 사이에서 잠시 쉬는 산책의 느낌이었으나, 단락별로 공백을 줘서 굳이 한 페이지의 5분의 1도 안되는 맺음말로 종이를 날려버리는 느낌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훌륭한 내용과 함께 편집도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굳이 책이란 게 두꺼워야 좋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책 자세히 보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478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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