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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시율 Nov 26. 2024

육_과거의 그리움

_ 그때의 그리움


나의 10대이전의 그날 들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잊고 산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나의 삶이 그 시절을 지난지가 오래 되었으니까. 다만 문득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나이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남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지만 나에게 그 시절은 가을 날의 그림자 같은 온도감으로 기억난다. 사거들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의 10대 이전은 따스함이 없다. 써늘한 기억들만이 남아 여전히 나의 마음을 차갑게 만든다. 왜일까. 난 항상 이쁨받고 관심받던 사람인데 왜 내 마음의 온도는 싸늘함 뿐인 걸까. 왜 내 기억에는 따스한 기억이 나지 않는 것 일까.분명히 있었겠지? 그러나 기억은 없는 이유는 뭘까?


그시절엔 집안이 부서지도록 싸우던 부모님의 사이만 기억이난다. 인형놀이 당하던 나의 모습과 어른들사이의 기대감을 채우지 못하면 질타받던 그 비난들을 받았던 그시절, 할머니의 팔에 꽂힌 선풍기 날개의 조각과 가출한 엄마 그런 상황에 다같이 죽자며 한강다리에서 뛰어내리자던 아빠 나만 태어나지 않았다면 엄마아빠가 같이 살 일은 없었을 거라는 할머니들의 말 그리고 착한아이콤플렉스에 빠져 내 어떤 감정도 표출 할 수 없었던 나.


이 모든 기억들이 나를 여전히 괴롭히기도 하는 것 같다. 아니 나의 모든 습관과 나의 모든 사고방식에 무의식은 아직도 그때의 조각들이 남아서 다 커버린 지금도 문득문득 나를 괴롭힌다. 

 수 없는 멍함의 공허함


글을 쓰다가 가끔 밖을보며 지나다니는 차들을 본다. 그저 멍하게 바라보며 지나가는 사람과 차를 보며 난 무슨생각을 하는 걸까. 그냥 버릇처럼 멍하게 시선을 둔다.


유리너머 지나가는 가족을 볼땐 갑자기 따스한 바람이 지나가듯 양볼 입꼬리 끝이 나도 모르게 말려 올라간다. 그 미소를 걸고 초점을 맞춰가면 사라지는 그 끝에 난 또 흩어진다. 무엇이 그리운 것인지 그저 공허함을 즐기다.


그러곤 나름의 규칙이라는 듯 크게 한숨을 내쉬며 어릴 적 엄마와 즐거웠던 날이 있는지 찾아본다. 사소한 일이 이라도 함께 웃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다시한번 미소를 머금었다가 이제는 잡히지 않는 그 기억들과 함께 미소 또한 날아간다.


멍하게 엄마를 떠올려본다. 딱히 미움도 사랑도 남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나를 휘감고 있다. 이 기분은 또 무엇일까.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일까?


어딘가에서 오는건지 모를 공허함과 그 공허함이 고개를 내밀때 마다 나오는 멍함은 나를 멈춰서게 만든다. 그 멈춰선 시간에는 생각이 멈춘 것일까 마음이 멈춘 것 일까 아니면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부러워 하는 것 일까 또 고민해 본다.







10대의 기억은 자주 나를 울려


고즈넉한 시간때면 나는 멍하니 그때 그 시절이 올라와. 그 시절의 나는 왜 이리 홀로 외로워 하며 살았던 건지 아니면 타인에 의해 외로웠던 건지 지금 생각해 보면 헷갈리지만 나는 항상 사람과 있음에도 그 속에서 조차 이해받지 못해 외로웠다.


나이 10대는 죽음을 향한 갈구 뿐 이였다. 삶의 결말을 내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 궁극적인 목적이였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아있고 지금은 그때의 내가 안쓰러워 나를 떠올리면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주위에 사람이 없던 것은 아니다. 나의 주위엔 항상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죽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하는 이도 없었고 내가 삶을 힘들어 하고 버거워 하는 것 조차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나는 유별난 사춘기를 겪는 관심종자였을 뿐 그 누구도 나의 마음을 볼 여유는 없어 보였다.


그 어떤 어른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나는 그저 혼날 뿐 답을 듣거나 감정적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인간은 왜 태어났으며 인간은 왜 살아야가야하며 인간이 왜 지구의 최정점에 있는지에 대한 학문적 이야기가 아닌 사상적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었다. 


여전히 그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 질문을 좀 더 세련되게 그리고 좀 더 재밌게 대화할 수 어른은 되었다. 누군가 10대의 아이가 나에게 왜 살아야하는지 왜 자해를 하면 안되는지 왜 죽으면 안되는지 물어본다면 그 아이에게 답을 내 줄수는 없어도 그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가고 있다. 그렇다. 나는 나 같은 어른이 필요했다.































나는 아직도 내가 그립다.


모두가 앞만보고 달리고 있는 하루일 때, 나는 그 사이에서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버거운 듯 서있는다. 이미 남들과는 다름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걸어왔던 지난 날들이 문득 떠오른 지금이다. 그 방식들이 딱히 불편하거나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힘들었고 돌아왔고 상처가 많이 났을 뿐입니다.


다른이들과 비교하고 마음의 조급함이 고개를 들때는 그 마음을 꾹꾹 눌러 종이에 적어 태워버리고 구겨버리며 버티던 그 날들에서 비교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어느 날 보기좋게 이 다짐들이 무너질때 홀로 그때의 당당한 내가 그립다.


사실 오늘은 그간의 일들을 가만히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버렸어요. 우연이라는 핑계로 그간 모른척 해 오던 나의 열등감을 마주 하게 된 것이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를 나의 마음 어딘가 생겨난 열등감이라는 마음은 한참 들여다 보니 이해가 되었다. 조금은 억울한 마음이 들어 다시 외면하려다가도 그 억울함을 풀고 다시 당당했던 나로 돌아가려 한다.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시간들, 당당함을 빼앗아간 생각들, 나를 작아지게 만든 상황들 그 모든 것을 나는 이제 놓아주고 그 때의 나를 그리워만 하지 않고 그때의 나로 돌아간다.









친구같은 사이가 된지 얼마 안되었는데..


나를 떠나가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같은 계절을 두 번을 겪고있어. 절대 그런일은 없을 줄 알았지만 친구처럼 서로 하소연을하고 위로를 하는 사이가 되어버린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조금 더 빨리 그런 사이가 되었더라면, 막상이런 이별이 왔을때 나는 조금이나마 추억할 거리가 많아졌었을까. 그냥 미친 척 하고 거기로 여행을 떠나볼까. 


그 날, 억지로라도 굳이 내가 나서서 함께였다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우리의 사이는 여전할 수 있었을까. 몇 번이고 되뇌이고 되내이며 스스로에게 자꾸 질문을 하게되.


이제는 연락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지. 삶에서 제일 친하고 제일 다정하고 제일 내편인 친구로 둘 수 있던 사람을 나는 놓치고 말아버렸지. 오랜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우연히라도 마주치는 일도 우리는 없을 테니까.


내가 왜이리 이기적이고 혼란스러워하는지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일도 없겠지. 이 글을 보여 줄 수도 없겠지. 이 글에대한 그 어떤 이야기도 들을 수 없겠지. 


조금 더 빨리 엄마를 이해 할 걸, 조금 더 빨리 어른이 되어볼 걸, 조금 더 빨리 엄마와 친구가 되어 볼 걸. 그 날 조금은 내 멋대로 해볼걸. 그럼 엄마는 친구같은 사이로 여전히 함께하며 이 글을 읽으며 이야기 해 줄 수 있었을 텐데.





16시46분


잊을 수 없는 시각, 일하다 시계를 볼 때 16시46분이 되어있으면 멍하니 잠시 나도 모르게 멈칫한다. 그 날의 모습이 눈 앞에 아련하게 떠오르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던 비는 여우비인지 아니면 내마음인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면서도 하늘은 맑아 비가 오는게 맞는지도 모를 날씨였던 날, 엄마에게 가던 길 작은 접촉사고도 내버린 그 날 하늘은 아마도 나 대신 울어주었던 것 같다.

16시46분 사망선고를 듣던 그 자리에서 나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보다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저 구멍마다 흐른 피를 대충 닦여있는 그저 병원 침대보로 가려서 누워있는 엄마의 앙상한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며 옆에 서서 제거되어 꺼져있는 장비들만 번갈아 보고있던 시각.

지금에서야 이토록 아련하고 이토록 시큰할 것 이였다면 그때 그 누구도 상관하지말고 그 눈들도 생각하지말고 하늘에 내리는 비보다도 더욱 거세게 울어볼 걸. 내 목이 다 쉬어도 좋을만큼 내 목에서 피가 날 만큼 목놓아 엄마를 불러 볼 걸. 그 시각이 이렇게도 먹먹할 거였다면 그때 그렇게 외쳐볼 걸.


그랬다면 이시각이 될 때마다 이리 먹먹하지는 않았을까. 그 시각이 될 때마다 코끝이 시큰하지는 않았을까. 그렇게 울었다면 이 시각이 되어도 나는 더 이상 울지 않았을까. 추억과 아픔, 그리고 그 수많은 무력감을 그 자리에 엄마와 함께 떠나보낼 수 있었을까.지금처럼 멍하니 어느 한 곳을 바라보지는 않았을까. 알 수는 없지만 매듭지어지지 않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나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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