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서율 Sep 25. 2024

[조연탐구] 장국영, 찬실이는 복도 많지 난닝구 오빠

      영화 속 조연 탐구

비현실적인 주인공 곁에는 현실성을 반영하는 조연들 이 있다. 모두가 주연에 집중할 때, 나는 색다른 시선으로 조연들을 바라본다. 영화든 소설이든 조연 캐릭터 터는 극을 이끌기도 극의 새로운 맛을 넣기도 하며 관 객을 긴장시킨다. 누군가는 기억도 못 할 그 조연, 나 는 조연에 집중한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꿈이 있는 자는 행복하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김초희 감독의 자전적 영화이다. 찬실이(강말금)는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 마저 똑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 현생은 망했다 싶지만 그녀의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이영화를 2019년쯤 단편영화 상영관에서 우연히 보고 OTT나 유튜브를 통해 적어도 20번 이상 돌려본 영화이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우리 시대 1인가구의 이야기다. 찬실, 혼자 사는 독거노인(윤여정), 불어선생님 영(배유람), 소피역(윤승아). 장국영역(김영민)이 등장한다. 저예산 영화, 많지 않은 등장인물임에도 공감이 되는 탄탄한 스토리는 대형 제작 영화 못지않다.

이렇게 훌륭한 저예산 영화가 있단 걸 보여주는 영화이다. 구수한 사투리가 돋보이는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 배우의 캐미가 아주 좋다. 실제 김초희 감독은 홍상수 감독과 함께 조연출로 오랫동안 일을 했다. 극 중 내용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내용이 진행된다.



장국영(김영민 배우)

찬실이의 마음속 친구, 내적장치


서울의 어느 달동네, 영화일을 실직한 찬실이는 어느 할머니집(윤여정) 집에 세 들어 살게 된다. 마당에서 이불빨래를 하는데 갑자기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귀신은 장국영!  

장국영의 존재는 무슨 의미일까? 조연 장국영 역(김영민배우)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러닝셔츠에 빤스차림의 장국영은. 보기에도 민망하고 배우가 떨떨 떠는 모습이 코믹하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영화의 무게를 가볍게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찬실이는 어릴 적부터 영화를 사랑했고 그 영화 속 주인공은 언제나 장국영이었다. 잘생긴 장국영이 그녀 앞에 나타나 말도 걸고 온갖 조언도 한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이렇게 주인공의 곁에 상상 속 친구가 등장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영화에서 하필 장국영이라는 장국영을 전혀 닮지 않은 배우 김영민을 통해 큰 웃음의 요소로 작용한다.

관객은 장국영이 등장할 때마다 키득거렸고 극의 흐름에서 장국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찬실이 (강말금 배우)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장국영은 찬실이의 내면속 자아다. 저의 저서 표현잡지에서 AI친구 멜론머스크가 등장하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주인공 찬실은 장국영의 행동과 마음 상태를 통해 영화의 찬실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유쾌하고 씩씩한 찬실이의 성격을 장국영과의 대화를 통해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40대 실업자가 된 찬실은 에잇! 이까짓 거 영화 쳐다도 안 본다고 마음을 접지만 그때, 장국영은 윤여정 할머니의 죽은 딸방에서 울고 있는 장국영을 발견한다. 찬실이의 마음은 울고 있다. 그곳에서 장국영은 윤여정 할머니의 딸의 영화 DVD와 소설책, 자료들을 보며 다시 마음이 흔들린다.


찬실이의 내적 갈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인물이 장국영이다. 이보다 더 주인공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장치가 있을까? 란 생각이 든다.

장국영은 영화라는 꿈을 실존(귀신)이라는 인물로 투영하여 관객에서 보인다.

김초희 감독이 장국영을 무척 좋아했나 보다.


찬실은 장국영을 통해 자신을 달랜다. 그리고 위로를 받고 다시 일어난다. 영화는 그렇게 마무리된다.

찬실은 진짜 하고 싶은 걸 찾게 된다. 현실과의 타협으로 잠시 놓았던 영화일이 천직임을 알게 되고 다시 일어난다. 찬실에게 장국영은 꼭 필요했던 내적 장치이다.


우리는 모두 위로받고 싶어 한다. 일어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건 꿈을 꾸는 나 자신이 아닐까?

좌절하고 쓰러진 내가 스스로 나를 다독여 다시 또 살아간다. 장국영은 그렇게 찬실 곁을 떠난다.


아마 또 언젠가 힘들 때, 다시 소환하겠지.


꿈을 꾸는, 꿈을 이룰 찬실을 응원한다.


힘내라 찬실이!

찬실이는 복도많지는 제목만큼 복이 많았고 사랑스러운 영화다!

김영민, 윤여정, 강말금, 김초희 감독님도 응원합니다.





영화와 소설 속 조연탐구하기는 그 어디에도 자료가 없어 순수 저의 생각을 적은 글임을 알려드려요.


이전 08화 [조연탐구] 벌새, 김새벽, 우리들의 성장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