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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Sep 21. 2024

표현잡지 3. 걸그룹, 유리천장 같은 현실(2)

표현하고 싶어?


이 시대 젊은이들은 "청춘"이라는 말이 적용될 만큼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어렵다.

-이창동 감독, 버닝-


결코, 아름답지 않은 청춘들의 이야기 

“표현잡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가득 모아 표현잡지에 넣고 싶어.


나 한여름,

사실 진짜 생각해 보면 나라는 사람이 결핍이 있을까?

상처가 있을까?

상처나 결핍도 뭔가 대단한 사람들의 전유물 같아.

난 사실 진짜 평범하고 평범한 애거든


아니면 말이야.

너무 바쁜 일상 속에 묻혀 상처 난 지도 아픈지도 모르고 다시 일어서서 다시 뛰어노는 어린아이처럼 살았는 지도 몰라.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설정은 가상입니다.

등장인물 : 1인칭 화자 - 한여름, 97년생, 서울 4년제 대학졸업, 대학원생, 서울 거주, 작가 지망생, 자유로운 여행가, N잡러, 하기 싫은 일도 잘하는 사람, 예술 결핍러, 외톨이, INTP, 예술가병

최재림- 96년생, 뉴욕 거주, 가수지망생, H엔터테인먼트 연습생, N잡러, 한여름의 초등학교 동창, 13살에 뉴욕으로 이민함, 발라드와 힙합을 넘나 든다. 제2의 박재범이 목표, 예술가병

 멜론머스크-한여름의 내적 친구, 마음속 AI

조감독-한여름의 정신적 조언자, 칸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수상자, 세계적인 감독, 카페친구

 그 외 정보 없음, 찐 예술가

강은지-한여름의 대학원 친구, 20대 초반에 결혼함, 연년생 엄마, 생활력 강함, 한여름에게 현실적 조언  

좌우명 : '예술이 밥 먹여주니?'

대학원 교수님- 00여 대의 유일한 남자교수님, 하버드출신, 교수님 수업을 듣는 이유 : 성적을 잘 줘서!

은수-걸그룹 5년 차 연습생, 2001년생, 대학후배

구유미-5인조 걸그룹 Jin의 멤버

걸그룹, 유리천장 같은 현실

꿈꾸는 건 저주인가


은수와의 밤은 속상함과 분노와 안타까움으로 흘러갔다.

은수와 여러 가지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들의 밤은 채워졌다.


밤하늘의 별은 반짝이는데 그 별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생각하게 된 밤이다.


'별이 되고 싶어?'


때마침 바에는 mamushi의 와타시와 스타~ 노래가 흐른다.

와타시와 스따~ 하며 서로 마주 보고 웃는다.


'구유미는 잘 지내겠지?' 은수에게 물어본다.


구유미는 한때, 5인조 걸그룹 Jin으로 데뷔까지 했었지만, 코로나와 여러 가지 엔터테인먼트의 사정상 일찍 접어진 걸그룹 소속 멤버이다.  잠깐 음악방송 무대에 두 번 정도 선 것 같다.


구유미는 걸그룹 Jin의 메인보컬이다.

꾀나 프래쉬하고 상큼한 느낌의 곡도 괜찮았는데, 허망하게 접게 된 걸그룹이다.


나는 구유미와

가끔 연락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언젠가 구유미에게 새벽에 늘 전화가 올 때가 있었다.


'여름아...' 나는 늘 잠결에 구유미의 전화를 받았다.


'나 지루해.'

구유미가 늘어진 어눌한 말투로 말한다.


'너 안 자고 뭐 해?' 지금 새벽 2시야.

평소 똑 부러지는 목소리 와는 다르게 어딘가 말투가 어눌하고 늘어진 구유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상한 음악소리와 구유미의 졸린듯한 목소리가 섞어져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구유미는 나에게 새벽마다 셀카를 보내기도 했는데, 조금 노출이 심한 옷, 무거운 화장, 빨간 소파가 눈에 띄었다.


클럽 같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몽롱한 느낌이 드는 곳, 그리고 새벽 2시


'이거 뭐지?' 구유미 맞나? 나는 셀카를 당겨 주변배경을 살펴보았다. 빨간쇼파에 적힌 로고를 읽어 보려했는데 흐렸다.


새벽마다 구유미의 전화, 셀카는 매일 이어졌다.


정확히 새벽 2시, 나는 알람을 꺼버렸다.


예쁘지도 않은데 왜 자꾸 이런 걸 보내지..

‘얘가 미쳤나' 왜 이러지...


평소 하던 행동과 너무 달랐고 구유미가 술에 취한 것 같았다.


난 어느 순간부터 구유미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연락을 받지 않아도 늘 셀카는 도착해 있었고 나는 더 이상 읽어보지 않았다.

그렇게 3개월이 흘렀다. 구유미의 셀카도 3개월치 쌓여있다.




은수가 씁쓸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너 유미랑 연락해?'


'유미 압구정 술집에서  일해.'

예상은 했기에 난 놀란 척하지 않았다.


'어제 사실 유미한테 문자하나가 와있더라고.'

'뭐라 보냈어?'

'답은 안 했는데 압구정에서 보자고 연락이 와있었어.'


내일 한번 만나는 봐야겠다.


'진짜?'

은수가 놀란 토끼눈을 띄며 바라보았다.

'이번엔 둘이 싸우지 말고...' 은수가 힘줘서 말한다.


'응'


은수는 그래도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손짓 인사를 날린다.


은수 녀석을 동생처럼 괜스레 챙겨 주고 싶고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 친구도 워낙 씩씩하고 잘 해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은수의 발걸음은 세차고 씩씩해 보였다.

장난치며 스키핑 발동작을 했다.


우리들의 밤은 깊어간다.




때론, 세상이 우릴 속인다. 거짓말 보다 더 거짓말 같다.

예술가를 꿈꾸는 청춘들은 현실의 유리벽에 마주한다.


표현잡지는 작가가 겪은 실화를 모티브로 합니다

상호명이나 등장인물은 모두 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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