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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Sep 30. 2024

표현잡지 5. 남캠의 세계, 코카인(1)


이 시대 젊은이들은 "청춘"이라는 말이 적용될 만큼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어렵다.

-이창동 감독, 버닝-


결코, 아름답지 않은 청춘들의 이야기 

“표현잡지"


표현

뭘 표현하고 싶어?

너의 감정, 생각, 느낌!

어떻게 표현하고 싶어?


브런치에는 소설은 올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쓰는 소설들이 아이디어가 너무 좋으니깐!

아이디어가 좋은 소설들은 공개하지 않고 바로 출간하는 게 맞다.


하지만, 표현잡지는 다르다. 공개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잡지니 깐

서점에 비닐 안 씌인 누구나 열어보는 잡지!

더 정확히 말하면 나의 생각들을 마구 쓰는 소설집이 필요했다.

말 그대로  그냥 표현하는 소설!

소설이지만 잡지 같은 글!




Prolog

내 안의 작은 상자 속 작은 토끼가 움직인다.

나만의 표현잡지 에디터, 토끼

토끼는 걷기도 때론 울기도 때론 아프기도  지쳐 잠들기도 한다.

토끼는 헤엄친다.

내 안의 바다를

그 바다는 넓고 깊고 차갑다.


바다에 햇빛이 내려오고 토끼는 잠시 숨을 쉬러 올라간다.

토끼의 흠뻑 젖은 몸을  따스한 햇빛이 감는다.

토끼에겐 필요하다.

치유의 시간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설정은 가상입니다.

등장인물 : 1인칭 화자 - 한여름, 97년생, 서울 4년제 대학졸업, 대학원생, 서울 거주, 작가 지망생, 자유로운 여행가, N잡러, 하기 싫은 일도 잘하는 사람, 예술 결핍러, 외톨이, INTP, 예술가병

최재림- 96년생, 뉴욕 거주, 가수지망생, H엔터테인먼트 연습생, N잡러, 한여름의 초등학교 동창, 13살에 뉴욕으로 이민함, 발라드와 힙합을 넘나 든다. 제2의 박재범이 목표, 예술가병

 멜론머스크-한여름의 내적 친구, 마음속 AI

조감독-한여름의 정신적 조언자, 칸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수상자, 세계적인 감독, 카페친구

 그 외 정보 없음, 찐 예술가

강은지-한여름의 대학원 친구, 20대 초반에 결혼함, 연년생 엄마, 생활력 강함, 한여름에게 현실적 조언  

좌우명 : '예술이 밥 먹여주니?'

대학원 교수님- 00여 대의 유일한 남자교수님, 하버드출신, 교수님 수업을 듣는 이유 : 성적을 잘 줘서!

구유미 - 걸그룹 Jin멤버

래원오빠(Zero)- 아프리카 남캠, 코카인 댄스로 알려짐,


표현잡지- 5. 남캠의 세계, 코카인


며칠 전 래원오빠를 만났다.

래원오빠가 시간을 내어 내가 사는 집 근처까지 와주었다.

래원오빠는 어딘가 퀭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젯밤 밤새 방송했어.'

'아프리카?'

'응'


언젠가 우연히 래원오빠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최근 개그 프로인 SSL에서 남캠들을 패러디하는데 그중 래원오빠를 흉내 내어 추천영상으로 접했던 것 같다.

출처 SNL허성태편

코 카 인 코 코 카인

코 카 인 코 코 카인

코 카 인 코 코 카인

코.카.인 댄스를 추는 한 남자


내가 알던 래원 오빠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 꾀나 충격스러웠긴 하다.


래원오빠는 대학로에서 연극을 10년이나 했다. 어느 날부턴가 대학로 공연장에 래원오빠가 보이지 않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연락도 오랫동안 되지 않았다.


'나, 성인방송해. 남캠 알아?'

'알지' '요즘 오빠 모르는 사람이 요즘 어딨어?'


'흠, 몰랐으면 했는데...'


'어떻게 몰라.' 유명한데...


'내가?'


'응.......'

유명하다긴 보단, 아는 사람만 아는 거지. 뭐.


'난 그런 거 잘 몰라. 검색도 안 해보거든' 래원오빠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요즘은 그런 게 능력인 것 같아.' 나의 말에 래원오빠는 갸우뚱한 표정을 지었다.


'일종의 콘텐츠 제공자일 뿐이야.'

콘텐츠를 던지고 반응은 대중에게 맡기는 거지.

누가 날 욕하든 호스트라 부르든 그건 중요치 않아.

대중을 향해 내가 던졌으니 어떤 반응들도 내가 감수해야지.


래원오빠는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은 듯 보였다.

비록 돈을 위해 아프리카를 켜는 남캠이지만 뭔가 신념이 있어 보였다.


'네가 글 쓰는 거랑 같아.'

‘떠들고 춤도 추는 거지.’


응??? 놀란 토끼눈으로 내가 물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 또한 확신하는 눈빛을 머금었다. 래원오빠는 다 마신 커피의 얼음들을 씹었다.


연예인이든 인플루언서든 대중에게 콘텐츠를 던지는 자들은 다양한 도마에 오르는 것 같아.

긍정이든 좋은 쪽이든 말이야.

'화두가 되었다는 건 내 콘텐츠가 떴다는 뜻이지.'


래원오빠는 나의 눈을 가만히 보았다.

'뭐 대중들 반응 같은 거 그런 거 신경 쓰면 이 일 못하지.'


'그냥, 똥을 싸는 거야.'

똥?

'응' 내가 싼 똥, 콘텐츠를 던지는 건 그런 일이야.

내가 만든 콘텐츠 다신 안 봐. 똥싸면 끝이야.


래원 오빠는 사람들 반응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 콘텐츠 던지는 일을 못한다며 제차 강조했다.


오랜만에 본 래원오빠는 반가웠지만, 고뇌하는 표정은 어딘가 답답해 보였다.



다음화 계속..


표현하는 사람들,

표현 안 하면 미치는 사람들,

그들을 예술가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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