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서율 Oct 18. 2024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없다.(6) 혼돈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

<간략 시놉시스>

어느 날 꿈을 꾸었다. 지구가 거꾸로 뒤집혔다. 거대한 혼돈이 나를 집어삼키려 한다. 뉴욕에서 맞이하는 아침, 나는 그 꿈 때문에 당장 일어나 미국과 한국의 신문을 찾아 읽었다. 세상은 혼돈 그 자체. 혼돈에 뒤집힌 자동차, 부러져 떨어진 나뭇가지, 늘어진 브루클린 브리지 앞에서 나는 거꾸로 서있다. 어떤 혼돈들이 나를 휘감았고 나는 어떻게든 정신을 잡으려 했다. 미국과 한국,  동시에 사건들이 벌어졌고 그 사건들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 그 연결고리는 마치 오페라 같다.  나는 그걸 찾아야만 한다.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없다는 세계의 혼돈, 그리고 미스터리, 불확실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서스펜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 (룰루밀러)


서울역 속보,  총기 사고, 14살 소년

나는 뭔가 잘못됨을 직감한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역  한가운데 서서 나는 그 꿈을 떠올린다.

거꾸로 된 지구 그리고 고꾸가져가는 뉴욕의 빌딩들, 중력을 잃은 사람들, 쏟아지는 오물들, 동물들, 아무것도 아닌 듯  쏟아지는 자연들, 그 거대한 쏟아짐을 나는 그곳에서 마주했다.

거대한 대 우주의 움직임 같았다.


나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때, 신문 트레이에 담긴 한국의 서울역 사건이 실어진 신문도 한 장 펼쳐본다.


서울역의 소년의 총기 사건, 나는 꼼꼼히 기사를 펴서 읽어본다. 내 주변을 바쁘게 걷는 역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희미해져 간다. 꿈에서 보 았던 그랜드센트럴의 1924년과 동일한 한국의 서울역 사건을 떠올린다.


순간, 내 머릿속을 통해 소년의 눈동자가 보인다. 나는 소년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다. 그 표정은 어딘가 슬펐으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내 눈앞에 펼쳐지는 그 1924년의 소년의 눈동자와 마주했다. 소년은 이내 나는 무섭게 노려본다. 나는 공포에 질려 미친 듯이 뛰었다.


순간 재빨리 뛰어 페스타나 호텔까지 간다. 호텔의 로비 직원들은 나에게 헬로 라 인사하며 눈을 맞춘다. 좁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13층, 나의 객실의 문을 연다. 맥북이 놓인 책상에 앉아 천천히 검색해 본다.


1924년 그랜드세트럴 터미널 총기 사고, 아무리 뒤져도 그런 뉴스기사는 없다.

나는 구글 검색기록을 더 살펴본다. 스크롤을 내리고 내린다. 그때, 1924년 14살 소년의 총기 사고의 신문기사를 누군가 사진 찍어둔 것을 블로그에 올려두었다.

뉴욕타임스
1924. 8.1
의문의 총기사고, 고아 소년으로 추정, 미국사회에 큰 충격을 주다.
사건은 터미널 내의 한 구역에서 발생했다. 고아로 추청 되는 소년은 총기로 같은 또래의 소년을 총으로 쏘았다.
소년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
:
사고의 여파로 인해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은 일시 폐쇄되었으며, 많은 시민들이 이 사건에 대해 충격과 슬픔을 표하였다. 경찰은 사건에 대한 자세한 조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


아주 오래된 글자가 깨진 흐릿한 신문의 사진을 당겨서 본다. 기사의 중간 부분은  글자를 읽어 내기가 어렵다. 그리고 좀 전에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가져온 2024년 8월 1일 오늘자 뉴욕타임스와 비교해서 읽어본다.



뉴욕타임스
2024. 7.31
서울역 14살 소년 총기 사고
오늘 오후 3시경  서울역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로 14세 소년이 또래 친구에게 총기를 발사하여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오후 3시경 서울역의 한 대합실에서 발생했으며 총기를 소지한 소년은 현재 찾지 못하고 있다. CCTV를 통해 소년의 신상에 대해 조사 중이다.


과거와 현재의 뉴스를 번갈라 가며 읽고 또 읽었다.

이는 한국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나는 순간 어지러움 증과 구토감이 밀려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