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라로 살기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운좋게 구했다. 글을 읽으며 와인 한병을 비웠다.
나는 원래 채식주의자 초판이 있었다. 아는 지인을 빌려주고 못 받았다.
답답해서 브래지어를 잘 입지 않는다.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노브라로 살았다.
채식주의자 영혜처럼 노브라가 너무 편안하다.
브래지어는 대개 사회적 이목과 관련이 깊다.
나를 위한 삶을 살면서 나는 브래지어를 벗었다.
한강 작가님의 EBS다큐를 보았다. 27살 한강 작가님은 노브라여서 너무 놀랬다.
내심 나랑 같은 면이 있어 기쁘기도 했다.
우리의 공통점이니깐!
1995년에 노브라라니! 너무 멋있어 보인다.
혼자 여수를 걷는데 젖꼭지가 그대로 비춰보였다. 내가 잘 못 보았을 수도있지만 분명 노브라로 보인다.
한 인간, 영혜의 인권에 관한 이야기다.
가부장적 사회가 나오지만, 그것보다 진짜 근본의 문제는 영혜는어디에서도 사람취급을 못 받는다.
아버지도 개새끼 남편도 영혜를 인간 취급 안한다.
“이것은 한 사람의 인권의 문제다”
영혜의 주변 모든 인물은 가해자다.
여자를 그저 밥이나 해주고 성적 도구로 보는 쓰레기 같은 남편때문에 정말 화가 났다.
영혜의 아버지는 18살까지 딸을 체벌했다.
아버지는 베트남전 참전에서 베트남공을 죽인걸 자랑스레 여긴다.
아픈 영혜, 그저 미친년 취급하는 자들 뿐
영혜가 고기를 먹지 않는건 가부장 사회에 대한 저항이다.
혹은 사람으로 살지 못한는 '인권'의 부재에 관한 표현이 채식주의자로 드러났다.
영혜는 어느날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는다.
동물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느꼈기 때문이다
인간 답게 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동물을 통해 투영하여 느낀다.
단, 하루 와이셔츠 빨래를 안해주는 남편은 아내에게 "미친년"이라는 바로 쌍욕을 한다.
남편 개새끼는 아내를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한다.
아내를 성폭행하고 그저 밥해주고 빨래해주는 도구 취급한다.
채식주의자를 읽는 내내 불쾌하고 힘들었다.
단지, 채식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가부장이라는 좁은 영역의 문제로 치부 하기로 어렵다
채식주의자는
한, 여자, 한 사람의 인권에 관한 이야기다.
한강처럼 영혜처럼 노브라로 계속 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