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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Dec 19. 2024

텍스트 에로티시즘

한서율 Poem


텍스트 에로티시즘


난 매일 수천번 부서지고 있어

햇살이 갈라서 눈부신 끔찍한 오후

나는 낯선 도시에 앉아 글을 쓰지


누군가 내 글을 사랑하긴 할까?


난 내 심장과 혀로 글을 쓰지

칼날 보다 섬세하며 혈액보다 뜨겁게

젖가슴 보다 열망하며 정액보다 끈적이게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더라도

난 내 글을 사랑하니깐


그러니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


너와 마주쳤던 그날은

내가 수백번 손목을 그어대던

어젯밤 꿈 속이 었을까


타락의 냄새*가 베긴 어느날의

미친 도시는 나를 매일 뒤흔들지


벌거벗은 엉덩이*들만  가득한

니 머릿속을

총을 겨누기도 전에 말야


난 그들의 알량한 두 무릎을 꿇어

스스로 자위하게 할거야


언제나 도망가버리는

겁쟁이들의 시는

로맨틱하지 않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이곳에서 쓰고 가려해








*Witold Gombrowicz



픽션의 순수 창작물

©️한서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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