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율 Poem
난 매일 수천번 부서지고 있어
햇살이 갈라서 눈부신 끔찍한 오후
나는 낯선 도시에 앉아 글을 쓰지
누군가 내 글을 사랑하긴 할까?
난 내 심장과 혀로 글을 쓰지
칼날 보다 섬세하며 혈액보다 뜨겁게
젖가슴 보다 열망하며 정액보다 끈적이게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더라도
난 내 글을 사랑하니깐
그러니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
너와 마주쳤던 그날은
내가 수백번 손목을 그어대던
어젯밤 꿈 속이 었을까
타락의 냄새*가 베긴 어느날의
미친 도시는 나를 매일 뒤흔들지
벌거벗은 엉덩이*들만 가득한
니 머릿속을
총을 겨누기도 전에 말야
난 그들의 알량한 두 무릎을 꿇어
스스로 자위하게 할거야
언제나 도망가버리는
겁쟁이들의 시는
로맨틱하지 않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이곳에서 쓰고 가려해
*Witold Gombrowicz
픽션의 순수 창작물
©️한서율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