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율 Poem
색정을 띄지 않는 어떤 철학이 있다는 걸 나는 믿지 않는다
예술가가 할 일이란 철학을 마법에
즉 매혹 속에, 아름다움에 빠뜨리는 일이다*
어떤 외설은 쓰레기인데
어떤 외설은 예술이 된다
여성의 젖가슴은 왜 포르노가 되어야했을까
화가의 붓끝이 포르노에서 포르노가 탄생할때
잠시 스치듯 너가 떠올랐어
너의 그림은 온통 나를 향한 포르노
섹스가 우습고 별것이 아닌 일이 되었을때
우리 사랑은 끝난 걸까
난 새벽을 사랑했는데 아침이 오면 버려지더라
인간의 이 우스운 행위들이 예술이 될 때
그걸 우스운 인간이 아니라 예술가라고 하더라
세상의 모든 상황들이란 해독해야 할 암호와 같아서
진지하게 달려드는 사람에게는
그 감춰진 의미를 드러내게 마련이다*
*Witold Gombrowicz
픽션의 순수 창작물
©️한서율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