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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부작용의 연속

Chapter Ⅰ 

   퇴원한 주에는 스테로이드 알약 소론도정을 한 번에 12개씩 복용했고, 한 주 지나서는 10개씩 복용했다.


   눈이 안 보이게 된 지 2주쯤 지났을 무렵, 그러니까 퇴원하고 5일쯤 지났을 무렵부터는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보이는 길이로 설명하자면 손가락 길이 10센티 정도만 그나마 색깔이나 사물 형상이 예전과 비슷하게 보이는듯했고, 10센티 미만을 제외하고는 온통 뿌옇게 보였다. 꼭 블러 처리한 것 같이 뿌옇게 가려져서 보였다.


   스테로이드 알약 소론도정의 부작용은 너무 심했다. 그 약을 한 번에 10개 이상 복용한 후에는 정신이 몽롱해졌고, 너무 어지러워서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자꾸 비틀비틀거리면서 걷게 되었다. 스테로이드 성분이기 때문에 여전히 갈증도 많이 났고, moon face는 계속 지속되었다. 밤에 자려고 눈감고 누워있으면 나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쿵쾅쿵쾅 너무 크게 들려서 불안감은 더욱 크게 조성되었다.

 

   스테로이드 알약 소론도정은 한 번에 끊으면 안 되고 점차 줄여가면서 끊어야 된다고 해서 일주일에 두 개씩 약을 줄여나갔다. 약을 처방받으러 병원도 일주일에 한 번씩 갔다. 병원에 갈 때마다 외래 진료를 받을 때면 신경과 교수님은 다발성경화증이 맞으니까 소론도장은 끊고 바로 다발성경화증 치료받아야 됩니다라고 명확하게 말하기보다는, 다발성경화증일 확률이 높다... 그럴 확률이 크죠... 이런 식의 확실하지 않은 듯한 말을 해 왔다. 답답한 마음에 부모님과 내가 "다발성경화증이 맞는 건가요?"라고 물으면 신경과 교수님은 "그럴 확률이 있죠, mri사진을 보면 흰 점들이 여러 개 보이니까요." 이런 식으로 말을 해 왔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다발성경화증이 맞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신경과 교수의 말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래도 그때는 소론도정을 복용해야 됐고, 그 병원에서 다른 검사들을 좀 더 해 보자고 해서 퇴원 후에도 병원에 가면 뇌유발전위검사 등 여러 검사를 다.


   그렇게 11월 말이 되었고, 그 해의 12월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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