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밥이 될 뻔한 스필버그
기도는 우리에게 당연지사 최후가 아닌 최고의 방법이다.
피하거나 대비할 수 없는 환경이 얼마나 감사한 환경인가? 매 순간 기도할 수 있다. 10년 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느낀 점은 회사생활을 할 때보다 개인적으로 외주를 받을 때가 훨씬 더 긴장된다는 것이었다. 그중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내가 져야 한다는 점이 가장 나를 긴장하고 기도하게 만들었다. 회사생활을 할 때도 골로새서 3장 23절 말씀처럼 회사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아닌 ‘주께 하듯’ 하는 것이 기독교인 다운 경제활동이지만 제대로 순종하지 못했던 게 뼈아픈 사실이다.
되돌아가서, ‘기독인에게 연출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해 다시 답해보자면 신앙생활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맡겨 드리는 것)]이다.
창작자는 언제나 창의력과 싸워야 한다. 일반적인 연출상식중에도 “약간의 여유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창의력의 필수 전제이기도 하다.”(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상 연출법 101)는 말이 있는데, 이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앞에 유연함이라는 방법을 가지고 창의력을 얻으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75년에 개봉한 영화 [죠스]는 당시 ‘상어가 나오지 않는 상어영화’라고 불리는 창의적인 연출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는데 이 일의 시작이 된 변수가 바로 기계고장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당시에 죠스를 찍기 위해 내부는 기계, 외부는 고무로 된 로봇 상어를 세 대나 만들었는데 이 로봇 상어들이 물속에만 들어가면 오작동을 일으켰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쇼트가 바로 그 유명한 ‘시점 shot’이다. 카메라가 곧 상어가 되어, 상어의 시선에서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은 쇼트이다. 지금은 흔히 사용하는 듯 하지만, 당시 비교를 불허하는 혁신적인 화면 연출로 큰 이슈가 되었었다. 이 예시가 바로 변수를 유연하게 활용한 스필버그 감독의 창의력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이 땅에는 우연이 없고,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필연만 있다. 따라서 우리 크리스천 연출자에게 변수란 하나님의 필연이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11)”
스필버그 감독이나 여러 창작자들처럼 사고를 유연하게 하자거나 그들과 ‘같거나 유사한’ 지혜를 구하자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주실’, ‘나는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응답을 구하는 것이다. 크리스천에게 유연함이란 본인이 유연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떤 상황을 주시건 ‘내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가는 것, 즉 순종이다.
또한 이 땅 권세자의 힘으로 나타나는 작품들의 주체자보다 ‘더 뛰어난’ 응답을 얻어 ‘더 창의적인’ 연출을 하고자 할 때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먼저 생각하고 이 일을 위한 작품을 계획하는 것이다. 마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성막을 지었던 브살렐과 오홀리압에게 지혜와 총명함과 실력을 함께 주신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곧 심미성의 기준이시고, 그 기준을 정하시고 판단하시는 창조주라는 것과 다른 그 어떤 방법도 아닌 기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억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변수를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해 충분한 기도를 쌓아두고, 그것을 마법처럼 미리 예견할 수 있는 신적인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를(롬 8:28)” 더욱 세밀하게 기도하며 숨 쉬듯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하고 또다시 나의 계획을 점검하고 언제든 유연하게 내 계획을 무너뜨리기도 하며 인도받는 것이 바로 크리스천 연출자의 소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맡은 헌신에 임하고, 직업적 소명을 감당해 나갈 수 있기를 나 자신과 같은 일에 몸담은 분들에게 기도하며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