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일본

by 그냥아재

반일감정 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나지만

그에 반해,또 그만큼 일본을 좋아하는

것 또한 나이다.

그중에서도 토쿄를 너무 좋아하고

이제까지 스무번 가까이

토쿄"만"갔었다.


그러다 이번에

일 때문에 후쿠오카를

다녀왔다.


여름 일본은

부모의 원수에게

권하라는 말까지 있는데

8월에 일본을 가게 된것이다.


할 수 없이 예약을 하였다.

호텔을 검색해

그 호텔에 직접 예약을 하면,

항공권이나 호텔을

중계 해주는 앱보다

몇만원 더 싸다.


그러나 나는 꼭 중계앱을

이용하는데

이유가 두가지다.

하루 이전이라면

예약을"변경"혹은"취소"할 수 있는 점.

그리고 호텔에"무료"로 전화를

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중계앱을 이용한다.

미천하지만 어느정도

회화가 되는 터라

예약하면 꼭 통화로

예약확인을 한다.


내가 일본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일본어"이다.

중고등학교때 애니로

듣게 된 일본어가

너무 듣기 좋았었다.

오타쿠 애니의 앵앵 거리는

여자 성우 음성이 좋다.

는 그런 성격이 아니라

일본어 자체가 너무 듣기 좋았다

예를 들자면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의 나레이션 음성도

참 듣기가 좋다


요즘 흔한 한일 부부 유튜브 채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일본인들은 된소리 발음을 잘 못한다.

그래서"꼭"을"콕"이라고 하거나

"빵"을"팡"이라고 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그만큼 된소리가 없다시피 하고

청음이 많은 언어라 듣기가 좋다.


그러니 짧은 대화라도

할 수 있기도 하고

호텔 예약 확인도 겸해서

꼭 확인 전화를 하는데

이번에 통화 하면서 너무

충격을 받았다.


전화를 받은 남자가 하는 말이

가관이였다


"하이"

이게 끝이였다.

동네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도

"예~태성각입니다"

이런식으로 상호를 말하는게

기본일텐데

일본 호텔에서 이딴식으로

전화 받는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였다.

놀랬지만 이거 하나를 가지고

트집 잡기도 그래서 통화를 이어 갔는데

계속 짜증이 났다.

하이.이외에 말을 아예 안하는 수준이였다.


일본 가게 점원과 통화를 하든

직접 말을 하든

기본적으로"솔"톤이며

무조건 내가 한 말을 확인하기

위해"복명복창"을 하는데

그런 비슷한것도 없었다.


찾아가면 따지겠노라..

하고 떫더름한 기분으로 예약을 하였다..


드디어 날짜가 되고

출국해 그 호텔에

들어갔는데

들어가자 마자

그 통화가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카운터에 정장을 입고

"인도"남자가 서 있었다.


말이 어눌했다.

말만 어눌한게 아니였다.

더운데 캐리어 끌고 온다고

땀에 쩔어 있던 나는

빨리 들어가 샤워를 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남자는 내 여권과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당황해 하고 있었다.

허리를 숙여 모니터에 얼굴을 갖다대고

어버버 거리고 있었는데

보다 보니 그 화면이 그대로

손님인 나에게도 보이도록

모니터가 있어서 화면을 볼 수 있었다.

내 고객번호 인지 뭔지를

12자리 이상 되는걸 겨우 겨우

정말 느리게 치더니

뭔가 실수 해서 그 짓을 다시 하고

세번째 또 틀리자 욕이 목구녕까지 올라왔다.

타자도 왜이리 느린지 겨우 겨우

체크인을 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값이 싼데는 이유가 있었다.

엘베를 타고

9층 복도에 내렸는데 한쪽 벽이 베란다로 터져 있는..

그러니까 복도 외벽이 없었다.

이 더위에..엘베에 에어콘이 없는

호텔도 첨 봤는데 기가 찼다.


그렇게 이틀.하루에 3만보씩

후쿠오카 오만데를 다녔는데

편의점에 카운터 보는 직원이 4명

전원 인도인인 경우도 흔하고

공항 청소도 인도인이 많았다.


3월에 토쿄 갔을때도 꽤 이랬지만

이번 후쿠오카는 더욱 심했다.


나는 히어로 영화를 싫어 하지만

현실에서 히어로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직군 하나로 그 사람 개개인을

구분할 순 없겠지만

낯설고 물 선 외국에 와서

가족을 위해 노동하는 그들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큰 돈 까지 써서

외국까지 간,

소비자 입장의 나에겐 이건

다르게 다가오는 문제였다.

편의점 직원에게 뭘 물어도

일단은"모른다"로 시작한다.

난 여름에 일본에 가 본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 편의점 커피.

그러니까 유튜브에 흔히 소개가

나오는,한국 편의점에도 흔한 그 기계.

얼음컵을 들고 가 계산 한 후,

기계에 얼음컵을 넣으면

바로 원두가 갈려서 나오는 그걸 처음

해봤다.폭염에 돌아다니느라

몇잔을 마셨는지 모를 정도로

자주 마셨다.

그런데 이게 편의점 메이커 마다

시스템이 다른건지

어느 가게에 가니 그 얼음컵이

없는 것이였다.

그래서 점원에게

이 커피용"코오리"어디 있냐고

물어봤다.코오리가"얼음"이다.

그랬더니 인도 여자 직원이

개띠껍한 표정으로"커피?"

라고 했다.

한순간에 성질이 확 올라왔다.

말을 못 알아 들어서 짜증이 나는게

아니라 그 표정과 말투가...

헐리웃 영화에서 일부러

연출한 불친절한 서양 점원 태도

같았기 때문이다.


일본 가게에서 이런 태도를 보게

된다는건 상상도 못했었던 일이다.

일단 못 알아 들어서 반문을 할땐

앞에 죄송하다.가 붙고서 반문을

해야 하는데 마치 한대 칠거 같은

반문이라니.

성질을 참지 못하고

"커피 말고 얼음.얼음"이라고

약간 큰 소리로 말을 했다.

그랬더니

"얼음만 살거냐?"

란다.

그 뒤로 더 실랑이를 해봤더니

그 지점에선 카운터에서

아이스 커피를 주문하면

카운터 뒤에 있는 얼음컵을

직원이 꺼내 주는 방식이였다.

이랬던 저랬던..

이 정도가 뭐 그렇게

불친절이라고 유난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아는 일본은 원래 이렇지는

않았고

기존과 달라진 서비스 품질이

당황스러울뿐이였다.


일본이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외국인과도 임금을 차등하나?

이런식으로 진행 된다면

가끔 가는 외국인인 내가 문제가

아니라 거기 사는 일본인들은

훨씬 불편할것만 같았다.


나는 일본갈때 아예

이어폰을 안 쓴다.


일본어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가는 것이고,

상태가 심각할때는 일할때

야마노테선 1주 영상을 틀어 놓고

들을때도 있을 지경이였다.

그 안내 방송 들으려고;;


그랬는데 이번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토쿄에도 당연히 중국인이 있지만

후쿠오카는 내 체감상

한국인3,

중국인6.

일본인1. 이 비중으로 느껴졌다.

진짜 평생 들을 중국어 보다

이번 이틀 들은 중국어가

더 많을 지경이였다.

어딜 가나 중국말이 들렸고

다들 알다 시피 중국인은

큰 소리 치는 사람이 많다.

앞서서 내가 일본어의"소리"를 좋아하는

구간을 길게 쓴 이유가 이거다.

나는 코도,귀도 예민한데

중국어가 너무 듣기 싫다.

내가 바로 홍콩영화 유행을 직격으로

맞은 세댄데 난 그때부터

홍콩 영화를 싫어 했다.

말이 너무 듣기 싫어서.


그런데 후쿠오카는

도시 전체에 중국말 밖에 안들리는

수준이라 지옥 그 자체였다.


다시 호텔의 인도 직원으로 돌아가 보자.

이 삼복더위에

호텔 변기 비데가 개뜨거웠다.

변좌 온도가 최고 상태였고

온도 조절 버튼은 없었으며

아예 콘센트를 뽑으려고 해도

콘센트를 건들지 못하게 벽 안에

매립 해 놨다.


이 문제를 인도인 직원에게

얘기 했지만 일단 잘 알아먹지를

못했다.

객실 전화기로 이야기 했었는데

잠시만 기다려 달라기에

음악 나오는걸 들으며 기다렸다.

근데 전화선이 너무 짧고 스피커폰도

안되서 기다림이 길어져서

그냥 끊어 버렸다.내 객실 번호가

표시 될테니 전화가 올거라 생각하고.


안 왔다.


한참 후 나갈때 그 직원한테

얘기하니 그냥 안된단다.

조절 할 수 없다고.

쓰미마셍 한마디가 없었다.

이 상황에서 아까 왜

전화 다시 안해줬냐?

이런 실랑이 자체를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른 시간대 바뀐 근무자가

일본인이라 이야기 했더니

안되는건 마찬가지였지만

그 태도는 기존의 인도인과는 180도

달랐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시간이 갈수록 일본내 인도인

노동자 수는 더 많아질 듯 하다.

내가 극소수의 인도인 노동자를

만나본 것을 바탕으로 전부를

일반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난 이게 일본 국가 전체의 문제가

될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문제가 될지는 몰라도

변화의 시작은 될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좋은쪽이든,나쁜 쪽이든..


일단,나는 후쿠오카에는

두번 다시 가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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