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픽: 롤에는 현시점 168개의 챔피언이 존재한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사용금지시킬 챔피언을 금지(ban)시키고 자신이 사용할 챔피언을 선택(pick)한다.
롤을 하면서 깨달은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짜증과 화를 억제하는 것이 현실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번 화부터는 이러한 어려움을 부각시키는 요인들을 살펴보겠다.
온라인 환경과 게임의 구조적 특성
1.익명성의 이중성
2.강한 욕구의 양면성
3.팀운의 중요성
1. 익명성의 이중성
밴(ban)하자: 부정적인 면
익명성은 감정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운전대를 잡으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처럼, 온라인에서는 익명성이 감정 표현의 자제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극단적인 감정을 쉽게 드러낼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패드립과 같은 심한 언어 표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짜증과 화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본인에게 가장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만약 쌈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당사자들 간의 문제일 뿐이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게임을 즐기고 있는 양 팀의 팀원들이 있다. 서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롤에서 많이 발생하는 문제이다.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픽(pick)하자: 긍정적인 면
반면, 익명성은 감정 표현의 장벽을 낮출 수 있다. 현실에서 감정 표현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익명성은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 가정에서 갈등을 겪었거나 사회적 압박으로 감정을 드러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온라인 환경이 감정 표현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싸울 때 형이 화를 내면서도 나까지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위로하는 포지션을 잡게 되었다. 짜증과 화를 삭히며 어머니 앞에서 웃으며 위로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이로 인해 제 안의 감정과 표현이 달라졌고, 이를 숨기는 데 익숙해졌다.
이런 습관이 오랜 시간 이어졌고, 나는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되어갔다. 그런 나에게 온라인에서의 채팅과 현실에서의 일기는 큰 탈출구이자 감정 표현의 연습장이 되었다. 롤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은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기회를 제공했다. 게임을 하며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은 큰 재미와 즐거움을 주었다.
이 경험을 통해,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밴픽을 잘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자: 선택을 잘 하자
만약 내가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다면, 감정 조절 방식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며, 선택권이 많아질수록 고민과 갈등도 많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으려면,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필요하다. 이 생각은 다른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다. 평소에 '게임이란 무엇인가?' 또는 '게임이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게임이 그냥 재미있으면 되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지"라고 할 수 있지만, 고민하며 보낸 시간들은 선택을 더 빨리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결국, 게임을 더 잘 제어하며 즐겁게 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비슷하다. 많이 해야 실력이 늘고,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짜증과 화를 내지 않는 방법도 많이 연습해야 알게 된다. 그러면 즐겁게 할지 말지, 화를 낼지 말지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조금씩 갖추게 되지 않을까? 나는 이것이 인생의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된다고 여긴다.
작가의 말
면발과 스프를 넣고, 최고의 조합 레시피를 만들자
익명성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잠시, 이 두 가지 면을 라면으로 비유합니다. 무엇을 먹을지는 개인의 취향입니다. 들어간 라면을 맛있게 만드는 스프를 선택이라고 표현합니다. 각각의 상황에 맞는 스프(선택)를 잘 넣어서 맛있게 드시길 바랍니다. 양쪽 면 모두 잘 끓이면 맛있게 마음 그릇에 담을 수 있습니다. 면발도 중요하고, 스프도 중요합니다. 최고의 조합 레시피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5화에서는 강한 욕구의 양면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