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반복] [도망] [꿈] [달리기]
주위에 꿈을 향해 가는 아이들은 나에게 열등감을 주었다. 난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몰랐다. 그 아이들이 맡고 있는 꿈의 향이 어떤지 궁금하지만, 난 맡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난 꿈이 없는 19살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주인공이 19살로 설정된 영화 한 편이 그렇게나 좋았다. 아직도, 그냥 그 모습 그대로 좋은, 그날의 향이 불어온다.
종대 형 방에서,
다 같이 모여 영화를 봤던 날이 떠오른다.
그날은 비디오가게에서,
VTR을 빌려 영화를 하루종일 봤다.
1997년
"다들 자리 잡았나? 그럼 튼다."
"잠깐만요. 야! 좀 옆으로 더 가봐. 재떨이는?"
"아, 종대형. 저기 창문 커튼 덜 닫혔어."
"아, 이번 97학번 이것들 정신없네. 야! 재떨이 여기 있고, 커튼도 이제 됐지?"
"네에에에"
"자 튼데이. 재밌게 보그라."
종대형은 97학번 동기들만의 추억을 만들어주려는지, 불도 꺼주며 나가주었다.
"아, 야! 시작했잖아. 좀 부스럭거리지 마!"
'두그두그두그'
영화의 첫 대사가 흘러나온다.
"나에겐 꿈이 없었다. 19살이 되었지만, 내겐 달리 할 일이 없었다...."
그리고 근 30년이 지났다.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첫대사를 날리며, 문을 열고 등장해 보자.
"나에겐 꿈이 생겨다. 47살이 되울지만, 나은..."
흠, 흠. 혼자 하는데도 NG(오타)가 난다. 푸흡.
난 문 손잡이를 잡았다.
안내방송에서 들었던 것처럼, 옆에 있던 문이 '펑'하고 사라졌다.
내 능력이 안 닿으면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 투명문.
그 문들도 사라지는지,
'펑'하고 연기로 보였다가 사라지는 것 같다.
마치 허공에 연기꽃이 수백만 송이가 피고 지는 것 같다.
난 넋을 놓고 이 장면을 바라보았다.
'펑, 펑, 펑, 펑, 펑'
진짜 평행세계가 있다면,
저 많은 문을 들어가는 또 다른 도중이들이,
날 응원해 주며 축포를 터트려 주고 있다는 상상을 했다.
'펑, 펑, 펑, 펑, 펑'
마지막 연기가 사라지는듯하다가 글씨로 변한다.
인트로 때 냈던 오타(NG)다.
내 실수를 따뜻하게 감싸주며 위로해 주는 듯하다.
글씨가 흩어지는데,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힘든 시절은 간다. 힘내. 잘살아.'
나는 수많은 도중이에게 고마워서 엄지 척을 했다.
질질 짜고, 징징대던 과거의 도중이.
"너도 고생했다."
그 순간 문에 새겨진 제목을 봤다.
.
.
난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설명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난입하였습니다.
연재의 흐름을 깨기 싫어서,
저작권 공모전도 연재와 연결되게 구성했었는데,
브런치 팝업 이벤트는 욕심을 더 부려봅니다.
'연재를 따라와 주시는 독자분들만 느끼실 수 있는 구성을 어떻게 짜야할까?'
그러다 이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소설의 분기점
이번화는 팝업 이벤트 주제와 소설의 연결점을 찾아 만든 분기점입니다.
그 갈래는,
1길: 또 다른 가족을 만나러_[달리기]
2길: 또 다른 문을 열다_[꿈]
1길은 소설 66화로 연결되고, 2길은 브런치 팝업 이벤트로 연결됩니다.
다음 화는 2길로 나아갑니다.
소설 66화는 그 이후 계속 연재하겠습니다.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교차가 제법 나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철컹'
[두려움]이 [반복]되는 것은 당연한 건지도 모른.
이제 [도망] 가지 말고, [꿈]을 향해 [달리기]를 하자.
4(死)의 문을 열고 갔다가,
3(삶)의 문을 다시 열고 싶었다.
그래서, 네 번째 문을 3(삶)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 난 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제는, 꿈을 들고 달린다.
"나에겐 꿈이 생겼다. 47살이 되었지만, 나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