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포기하는게 많아 진다
멀티플레이어의 자세
웹디자인은 '상업 디자인'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하는데 그 일이 너무 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해야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기에 언제까지 예쁜 작품만 만들 수 만은 없는 노릇이였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창조물을 생산해 내야 한다!
이력서를 냈던 여러 곳에서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 이젠 이력이 날 지경이다. 회사에서는 나같은 사람을 별로 반기지 않을 뿐더러 나역시 조건에 맞는 곳을 찾아야 했기에 보수가 따르는 일을 구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였다.
얼마전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포기해야 하는 조건들을 말없이 감내하고 택한 최선의 근무지였다.
일반적인 출근 시간보다 조금 늦은 출근길에도 톨게이트 구간은 늘 정체되기 일쑤였고 길에서 4~50분이라는 시간을 버려야 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운전하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오로시 혼자 있는 차안은 내세상이였다.
다른 사람들보다 한시간 늦게 출근하는 탓에 사무실에 들어서면 아침 인사와 함께 바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찍 퇴근하는 하루가 반복되면서 짧은 시간안에 많은 양의 일들을 소화해 내려 안간힘을 썼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경험해본 바로는 대기업은 분야별로 파트가 잘 나뉘어져 있어서 전문적인 분야에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파트의 경계가 모호해서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해서 디자인외에 다른 관련업무를 경험해야 했다.
퍼블리싱은 디자인과의 관련성이 높지만 결이 완전히 다른 분야이다. 퍼블리싱은 그대로 매력있는 분야이고 또한 상당히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디자인만 하기에도 분야가 넓고 다양하기에 퍼블리싱을 포기하고 디자인에 집중했더랬다.
이랬던 나인데 이 스타트업에서의 직무는 아주 많았다. 전문적인 각각의 분야를 잦은 이직의 결과로 얻은 얕은 지식으로 모두 커버해야 했다. 선택지가 좁았던 나는 그냥 이걸 해내고 싶었다.
후에 아픈 아이를 돌보게 되면서 3일을 빠져야 했는데 성실과 인내의 끝판왕이였던 멀티플레이어의 짧은 회사생활이 막을 내린 계기가 되었다. 정신없이 일을 해대느라 신경쓰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차라리 아쉬움을 한숨속에 가둬본다.
사회인으로서의 멀티플레이는 꽤 성공적이였지만
일과 육아의 멀티는 어려운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