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면 상황이 바뀐다.

눈치 보는 어린이집 보조교사의 성장 이야기

by 소행성


결혼 후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업주부로 연년생 형제를 키우는 건 유일하게 내세울만한 경력이었다.

결국 보육교사 준비를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하루 6시간 근무 중이다.

결혼 전 사무실에 앉아서 일만 했던 내가 어린이집이라는 새 직장에서 잘 버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눈치 봐야 하는 최상위 직업군

눈치보기에 가장 최적화된 직종은 보조교사가 아닐까?

보조교사는 담임교사가 아니기에 따로 맡은 반이 없다.

이 반 저 반을 다니며 일손이 조금이라도 더 필요한 곳을 찾아 알아서 일해야 한다.

동시에 각 반의 담임선생님 스타일도 맞춰야 한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어린이집을 바라봤을 땐 즐거움과 웃음이 넘치는 곳처럼 보였지만 막상 보조교사가 되어 직접 안으로 들어와 보니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


1년 차- 눈치만 주구장창 보는 센스 없는 보조교사

눈치가 빠르다는 말은 보통 센스가 있다는 말로도 바꿀 수 있지만 난 주변 눈치만 주구장창 볼뿐이지 센스는 없는 사람이었다.

차라리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명령을 내려주는 게 속이 편했다.

처음 1년간은 곧 그만둘 생각으로 다녔다.

화장실 청소 시간이 가장 마음이 편했다.

내 아이를 키우는 것과 다른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달랐다.

10개월쯤 퇴사를 선언했으나 실패했다.

"기껏 손발 다 맞춰놨더니 나간다고 하면 어떡해요. 3년만 더 해보고 그때 다시 얘기해요"


2년 차-적응의 동물
눈치가 생겼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맞았다.

나는 그 사이 적응했고 나의 눈치보기 스킬이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눈치만 보던 사람이 센스가 점점 생겨나고 있었다.

아이들 인원이 적고 작은 규모의 어린이집을 다닌 건 내게 행운이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기 편했고 빠르게 일을 익힐 수 있었다.

담임선생님이 잠깐 자리를 비워도 대체할 수 있었다.

"선생님! 담임교사해도 되겠어요"

3년 차-눈치와 센스를 다듬는 중

다니고 있던 어린이집은 문을 닫았지만 위치가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현재는 새로운 곳에서 더 많은 선생님들과 열심히 일하고 있다.

아직도 실수할 때가 있고 매일이 정신없지만 이제 나는 매일 성장하며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다.

"선생님이 잘 웃고 친절하니까 아침에 아이들 맞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나도 한때 보조교사란 존재가 방랑자나 주변인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다.

방랑자: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사람
주변인: 둘 이상의 이질적인 사회나 집단에 동시에 속하여 양쪽의 영향을 함께 받으면서도, 그 어느 쪽에도 완전하게 속하지 아니하는 사람
(네이버 국어사전)

어느 정도 맞는 부분도 있다.

그렇다 해서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를 것인가..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인가는 결국 내 선택이다.


'어차피 곧 나갈 거야'

'기분 나빠서 이제 더 안 할래'

라고 생각하며 다녀보니 내 인생은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매일의 출근길이 지옥일 뿐이었다.

(혹시 마음이 너무 힘들고 정말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을 땐 하루빨리 퇴사하세요)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직업이 보조교사일 뿐

내 인생의 주인공은 온전히 나다.

나는 직장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마음먹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오늘도 밝게 웃으며 긍정바이러스를 전파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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