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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네 드라마 2-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무기

5-13. [백설1분링 : 우리 결혼했어요 육수커플 ] 편 광고

by 그레봄 김석용

다양한 사람들과 수많은 미팅을 하며 삽니다.

설득을 해야 할 때면 논리부터 준비합니다.

준비한 논리를 열심히 설파합니다.

반박이 들어오면 또 열심히 논쟁합니다.

논리로 이겨야 설득이 되는 거라 믿었거든요.


그런데,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들수록

‘논리가 곧 진리는 아니구나’ 느끼게 되더군요.

논리에서 이기더라도, 상대방 마음의

허들이 더 높아지는 부작용도 보게 되니까요.


그래서인지, 이 '무기'가 너무 갖고 싶었습니다.

이 '무기'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 무기, 이 광고에서 잘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 백설 1분링 : 우리 결혼했어요 육수커플 ] 편

모델 : 차주영, 변요한

만든 이 : 돌고래유괴단/ 안태영 외 AE/ 변종현 감독

https://youtu.be/Zk3HTXJSDlI?si=NWKEpgX0uCnh_Yz2


정통 드라마 연기를 하는 두 배우,

변요한, 차주영 배우가 보입니다. 연기파들이죠.

신혼부부인 듯, 차분하고 달달한 분위기에서,

‘무슨 날인지 알지?’, ‘뭐 잘못한 거 없어?’...

헉! 이 질문들이 긴장감을 만듭니다.

연인 사이 수많은 갈등을 야기하며

누구도 정답을 찾기 힘든 그 기출 질문들.

이거 뭔 일 나겠다 싶은 찰나, 뚝! 편집되고,

현관 밖으로 쫓겨나 반성하는 장면 ㅋㅋㅋ

에피소드들이 이런 형태로 이어집니다.

그 사이 사이 광고품목인 ‘백설 1분링’이

잘 스며들어있다가 쑥! 고개를 내밉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점점 커지고 과장되며

호수 하나를 육수로 다 채워서 마무리.

(카피는 너무 길어서 생략합니다)

여러분도 재미있게 보셨지요?

전 처음에 피식피식 웃으며 보다가

길어지면서 ‘이야~ ‘감탄하며 보다가

마지막에는 결국 부러워하고 말았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부러워하던 그 '무기',

바로 '유머', '유머러스함'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광고의 쓸모는

‘상대방을 무장 해제 시키는 기술,

바로 유머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광고는 누가 봐도 유머광고잖아요.

‘공감’과 ‘반전’이 유머코드라고 봐요.

정통 드라마 연기를 하는 두 배우가

달달한 사랑 연기 중 갈등이 예상되다가

뚝! 화면이 끊기며 반전이 되잖아요.

낙차를 크게 만드는 편집감과

그 반전된 분위기에 붙은 절묘한 BGM까지…

연인 사이 그 질문이 주는 묘한 뉘앙스와

영상이 편집되어 생략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에 대한 공감이 없으면

웃음이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요?

신혼부부 등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타깃을

보여주며 인사이트와 공감까지 얻고 있어요.


놀라운 것은, 이렇게 피식피식 웃다가 보면

어느새 ‘백설 1분링’ 특징을 다 알고 있다는 겁니다.

브랜드에 대해 열심히 듣고 있지도 않았어요.

평론하겠다고 뜯어보다가 잠깐 웃었을 뿐.

그런데 제품의 이름, 모양, 1분, 링, 맛, 재료 등

특징적인 모든 요소를 다 알고 있다는 거죠.

에피소드마다 제품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설명해 준 것 같지는 않은데,

제품을 주인공으로 기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공감과 반전의 유머를 재미있게 보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 비판의 무장은 해제되어버리고,

마음에 틈이 생겨 한없이 관대해진 채로

브랜드의 특징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호수를 육수로 다 채우는 과장까지도

그저 허허~ 웃고 넘어가게 되는 ‘유머의 힘’.

대단한 힘입니다. 대화에서도, 설득에서도.


게다가, 유머를 승부수로 삼겠다고 하면

보통 코믹 연기, 댄스, 노래 등을 하잖아요.

그런데 이 브랜드는 웃기려고 하지 않아요.

심지어 변요한과 차주영 이 두 배우는

광고 내내 많이 웃지도 않거든요.

진짜 진지하게 그 상황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배우는 웃지도 않는데 나 혼자 웃고 있게 만드는,

정통 희극 연기가 정말 예술이다 싶습니다.

결국 브랜드 이미지도, 사용자 이미지도

전혀 희화화하지 않고 고급스럽게 전달하면서도

광고적 효과는 모두 얻고 있으니까요.


논리로 이기는 것만이 설득이 아니구나....

그 후엔 ‘허허실실’ 전법도 배우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유머는 배울 수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유머가 상대방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고,

한없이 관대해지게 만드는 효과는 알겠는데,

쉽게 따라 할 수는 없어서 더 부럽더라고요.

물론 나이 들면서 약간의 힌트는 얻고 있어요.

유머는 배워서 하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여유를 가질 때 나올 수 있다는 걸…

여유를 갖고 상대방을 더 관찰하고 대화하면서

유머를 더 장착할 수 있도록 더 해봐야지요.

썰렁하다 욕 먹어도 시도해봐야겠지요?


광고평론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s://www.ap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3040325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유튜브 외)

https://youtu.be/Zk3HTXJSDlI?si=NWKEpgX0uCnh_Yz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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