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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링으로 만든 광고

28 [현대차 : '투싼' 날개를 달다 직장생활] 편

by 그레봄 김석용

요즘 TV프로그램에 '프로파일러'가 자주 나오신다.

그분들 덕분에 경찰, 범죄 수사 분야에서의

프로파일러와 프로파일링 기법이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 프로파일링은 범죄수사만의 것이 아니다.

사전에서 프로파일링을 이렇게 말한다.

"어떤 개인의 심리적, 행동적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특정 상황이나 영역에서의 행동을 예상하는 것.

또한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포함한 여러 변수에 의해

특정한 하위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


예전부터 마케팅, 광고에서 타깃 분석은 기본이다.

한 때는 통상 '30대 남성', '40대 이상 주부' 같이,

지금도 간혹 '성인 전 연령층' 같은 희망사항을

타깃 분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깃 프로파일링이 점차 필수가 되었다.

성별, 나이, 직업 등 인구통계학적 분석은 폐급이다.

합리적인, 이타적인, 문화향유층... 등도 느슨하다.

차츰차츰 더 디테일하고 정교하기를 요구한다.

우리 제품이 지향하는 혹은 사용하는 타깃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것을 좋아하고 구매하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고 지향하는지...


광고 제작을 할 때는 여기서 한번 더 나아간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생각이 형성되어 있는지...

이건 어쩌면 상상력의 영역일 때도 있다.


그 영역을 자주 고민하는 업계가 자동차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차를 타느냐가

그 사람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관련 있다,

사람이 달라 보인다 라는 선입견이 있다 보니,

어떤 차는 "사장님 차", 어떤 차는 "양아치 차"

이런 식의 차량 '사용자 이미지'가 굳어지곤 한다.

그래서 자동차는 늘 사용자 이미지를 고민하고,

그 고민과 바람을 광고로 보여줄 때가 많다.


[현대차 : '투싼' 날개를 달다 직장생활] 편

만든 이 : 이노션/ 홍성혁 CD/ 이진원 외 AE/
고한기 감독

프로파일링의 디테일, 공감을 만든다.


자동차의 신규 광고캠페인은 보통 2단계를 거친다.

1단계, 론칭 광고는 차량의 변경/개선된 부분,

즉, 디자인, 내외부 기능, 혜택 등을 전달한다.

출시 초기, 신규 구매를 유입하는 것이 목표다.

2단계, 유지 광고는 구매 추세의 유지가 목표인데,

이때 자주 쓰는 방식이 '사용자 이미지 차별화' 전략.

'이런 사람들이 이 차의 이런 장점을 이렇게 씁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삽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과 이 차량은 지향점이 같아요'


광고의 구조는 전형적인 사용자 이미지 차별화 전략.

하지만 이 광고의 성패는 사용자의 워너비 이미지와

그 디테일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이 가른다.


약 30대 직장인이 예전 말단사원에서 시작해서

어느덧 승진해서 중간관리자급으로 올라서서

지금쯤 어떤 소회를 느끼는지 하나씩 들려준다.

"인생의 날개를 다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면서.

지금의 성장속도를 꾸준히 이어가다 보면

인생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직장에서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부터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다 보이지 않는가.

내가 아는 누구와 비슷한지 바로 떠오르지 않는가.

이 사람의 라이프스타일과 생각에 공감이 된다.

이게 타깃분석이고, 타깃 프로파일링이지 않을까.


선배 등만 보며 다녔었는데
어느새 시야가 넓어지고
안 보이던 게 보이고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인생의 날개를 다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날개를 달다. TUCSON.


귀와 눈을 분리했다 합하면 완성되는 이야기.

챌린지를 하고 싶은 엔드컷.


또 하나는 타깃의 생각과 차량의 기능을

맞물리게 만들어낸 중의적 의미에 공감이 된다.

귀로는 인생의 성장담론을 들으며,

눈으로는 차량의 기능을 보게 함으로써,

메시지와 기능이 상호 보완되도록 하는 구성

제품과 타깃의 균형을 잡아주고 중첩시키는 영리함.


엔딩컷, 이 모든 이야기가 어느 차가 한 이야기인지

딱 각인시키는 이미지컷도 인상적이다.

‘인생의 날개’라는 카피와 맞물려서,

차량 전조등이 타깃의 날개처럼 보이게 만드는 컷.

사용자에게는 챌린지 해보고 싶은 재미를 주고,

전조등만 봐도 이 차를 식별 및 기억하게 만든다.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 카피 한 줄 한 줄마다

얹고 싶은 경험담도 넘쳐날 정도로 공감이 깊다.

하지만 이렇게 느끼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제작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부분에서는 어색하게 느껴지곤 한다.

차량도 연구하고, 그 이상으로 타깃도 연구해야

그 사람의 프로파일링을 상상해야지만

자연스러운 '공감'이라는 보상을 얻게 되는 것 같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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