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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가 레전드인 이유?

26 [당근마켓 : 날아라 매출이!] 편

by 그레봄 김석용

요즘 디지털 유머로 종종 보이는 것 중 하나가

"오늘도 평화로운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을 통한 중고 거래를 하기 위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대화한 내용을 캡처한 것들.

재미있고 귀여운 구매자가 웃음 짓게 만들기도,

무매너 구매자, 사기꾼 판매자가 공분을 사기도 한다.


어느새 "당근"은 중고거래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당근 하세요?" 물었을 때 대부분 알아듣는다는 건

정말 대단한 대표성이고, 브랜드파워다.


과거 "벼룩시장"이 갖던 파워다.

그때는 벼룩시장 무가지에서 일자리는 물론이고,

중고 물품거래, 부동산 전월세 등 확인하고,

전화카페에 앉아 일일이 전화하던 기억이 있다.

이후, 유사한 지하철 무가지들이 쏟아져 나와서

매일 아침 지하철역마다 사람들이 하나씩 들고 가고,

광고회사는 무가지 인쇄광고를 거의 매일 제작하고,

알바생들이 매일 무가지의 기사와 광고를 스크랩했다.

그 모든 것을 모바일앱 "당근"이 흡수하고 진화했다.


그래서 굳이 광고가 필요 없어 보였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집에만 있어야 했던 시기,

오히려 너무 장사가 잘 되는 쿠팡 등 온라인쪽은

광고를 줄였다. 광고까지 하면 감당이 안 된다고.

그래서 뭔 광고일까? 살펴보니,

평소 알던 '중고거래'가 아니었다.


[당근마켓 : 날아라 매출이!] 편

만든 이 : 스튜디오 용케/ 오지윤 CD/ 김문기 감독/ 모델 : 이효정


동네 사장님 대상 비즈니스 모델은 설명문ㅠ

우화로 전환하는 발상 하나가 다 살렸다!


동네 자영업 사장님을 타깃으로 하는 당근 비즈니스.

메시지가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지만,

"사장님 가게에 매출을 높이려면, 전단지가 아니라

당근을 통한 홍보 가능한 당근 비즈니스를 이용해라"

유입할 '당근'으로 장사지원금 5억까지 지원하니까...

동네 사장님 타깃 정확하고, 그분들의 니즈 파악됐고,

그에 부합하는 솔루션까지 제시해야 하는 메시지.


하지만, 그대로 읽으면 얼마나 지루한 설명문인가.

이걸 광고적 재미로 확 바꾼 아이디어 발상 하나.

그게 바로 '우화', '비유의 스토리'이다.


우리 동네 모든 가게에는. 매출이가 살고 있어요.
매출이가 날아오르길 기다리며.
제가 안 해본 게 없는데요.
매출이는 꿈쩍도 하지 않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당근이가 찾아온 겁니다.

모든 사장님들의 매출이 훨훨 날아오를 수 있도록.
당근이 총 5억 원에 장사지원금을 드립니다.
당근 비즈니스.


아재개그부터 시작한다.

'매출'을 매출이=메추리로 바꿔, 새 "매출이" 등장,

내 마음을 이입하기 쉬운 대상, 주인공이 필요한데,

'피노키오'의 제페트 할아버지 같은 한 분이 나오고

이 분은 매출이를 날아오르기 위해 안쓰러울 정도로

애를 쓰지만 잘 안 되는 위기와 고난을 맞는다.

이제, 위기를 극복하게 해 줄 구세주 등장 타이밍,

바로 매출이를 날아오르게 만들어줄 '당근이'다.

당근이의 요술주머니 덕분에 행복해지는 할아버지.

이야기의 구도, 매출이와 당근이 캐릭터, 그리고

배우 이효정의 실제 같은 연기와 내레이션 톤이 제격.


자칫 "우리 덕에 장사 잘 된데요" 자화자찬식 광고,

"무조건 잘 나가게 할게요" 과장 약속이 될 우려를

완전히 재미있고 쉬운 이야기로 바뀌어버렸다.

우화로 전환시키는 발상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어려운 이야기, 지루한 이야기일수록

사람들 눈길을 끝까지 붙들고,

어떻게든 쉽게 내용을 전달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모든 광고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벌어진다.

타깃 분석 등 기획적인 사전 준비도 필요하지만,

의인화, 스토리, 캐릭터, Song, 반복법, 패러디 등

수많은 표현 전략들을 무기로 갖고 있으면 좋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의인화, 우화가 유효한 케이스.

게다가, 스토리로 엮으면, 캐릭터가 보이면

끝까지 보게 만드는 큰 동력이 된다는 성공사례.


이 광고의 첫 회의를 감히 추측해 보면,

"'매출이 상승' 어쩌고 하다 보니까 문득

메추리, 메추리알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매출'을 '메추리' 새(Bird)로 해서

사장님이 날아오르길 기다리는 걸로 해서..."

이렇게 아이디어 회의에서 말문을 열었을 수도...

이쯤에서 사실 콧방귀 뀌기 쉽다.

말장난 같이 유치해 보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발상 하나를 발견해 내고,

그걸 버리지 않고 끝까지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

이건 아이디어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인데,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리더에게는.

그래서 이 아재개그 같은 아이디어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인 제작진도 칭찬받을만하다.


어느 아이디어든 잠재력을 발견해

같이 키워나가는 팀워크는 어느 프로젝트에도 필수.

기억할만하다. 아재개그라도 살살 들어봐 주시라 ㅋㅋ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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