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인증중고차 [현대 vs 기아] 광고
연재물 발행임에도 누락되어
연재물로 재발행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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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부모님이 타시던 차를 팔게 되었다.
차 처분을 부탁하신 것이다.
그런데, 걱정이 태산이시다.
"어떻게 파느냐?" "어디 가서 파느냐?"
"폐차해도 돼. 절대 무리하지 말고..."
왜냐? 중고차는 대대로 '불신의 늪'이다.
아무래도 차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다 보니
전문 딜러의 말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그 전문딜러들은 못 믿을만한,
무서운 이미지로 비춰지곤 하니까.
우리가 사는 게 아니라 파는 데도 이러신다.
그런데, 정작 전문딜러는 한 번 만나지도 않고,
중고차 매매 앱을 통해서 집에 앉아 다 끝냈다.
특히나 '헤이딜러'를 통했더니
차량 검진, 경매, 서류 전달, 차량 인계 등
정말 편하고 무리 없이 차를 팔 수 있었다.
게다가 가격도 나쁘지 않아서, 부모님은
큰돈 들어왔다며 너무 좋아하시며 한 턱 쏘셨다.
이렇게 중고차 시장이 바뀌고 있다.
일단 중고차 전문 앱들의 등장과 진화가 놀랍다.
거기다가 작년 중고차 시장에 또 하나의 큰 변화.
바로 현대, 기아 같은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직접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된 것.
그전에는 신차 제조사들이 중고차까지 진출하면
모든 차를 독점하는 형태가 되니 안 된다는 규제 vs
하지만 허위 매물과 불법 판매에 우리 차가 쓰이는데,
차량 제조사가 책임져야 소비자 피해가 없다는 주장.
그 결과, 국내 완성차 업체도 중고차 시장 진입 허용.
'불신의 늪'이었던 중고차 시장에
'신뢰의 문'의 하나씩 열려가는 것일까?
그 문이 열리는 날, 국내 완성차 업체의 대표주자
현대차와 기아차의 광고가 온에어 되는데...
쌍두마차인가, 라이벌인가?
만든 이 : 이노션/ 김원국 CD/ 이길형 외 AE/
고한기 감독
만든 이 : 이노션/ 권성철 CD/ 경주영 외 AE/
소년 감독
당연히 광고의 목표는 같다.
"우리가 제대로 된 중고차만 인증할 테니,
안심하시고 우리 브랜드 중고차를 찾으시라"
하지만, 브랜드도, 광고도 똑같을 수는 없는 법.
이건 광고, 특히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문제라서
정답이 없고, 호불호만 있으니, 각자 판단하면 된다.
다만, 두 광고가 같은 목표임에도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이 로고에는 새 차라는 뜻도.
중고차라는 뜻도 없습니다.
오랜 시간 당신과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현대자동차라는 뜻만 있습니다.
시작합니다. 또 하나의 현대자동차.
현대 인증중고차
현대차 로고로 시작한다.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다.
새 차든 중고차든 현대자동차 로고만 있으면
결국 "안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고차도 차별 없이, 불신 없도록 대하겠다.
로고와 차량 모습이 메인, 소비자는 곁가지.
브랜드에서 시작해서 브랜드로 끝나는,
브랜드가 화자인 '메이커 보이스(Maker's Voice)'
하지만, 상대적으로 내용도 명확하고, 이해가 쉽다.
현대차가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불신을 신뢰로 바꿀 것을 보증한다.
말랑말랑하게 고객의 목소리나
광고적 재미나 위트가 있지는 않다.
계획에 없던 여행. 낯선 일상.
새로운 차가 생긴다는 건 이렇게 설레는 거니까.
그 설렘 똑같이 기대할 수 있게.
기아 인증 중고차가
당신의 새로운 자동차가 되어줄 겁니다.
기아를 만나는 새로운 방법.
기아 인증 중고차.
소비자의 일상부터 시작한다.
차와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부럽다.
새 차가 생기면 기대할 순간들을 보여주며
신차든 중고차든 고객에게는 새로운 차니까
설렘이 똑같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다.
규모감 있는 화면, 표정이 살아있는 모델들...
고객으로 시작해서 브랜드로 끝나는,
고객을 대변하는 '사용자 보이스'(User's Voice)
하지만, 기존 자동차 광고 초식과 유사해서,
‘차량 브랜드명’ 대신 ‘인증 중고차’로만 바꾼 느낌.
그중에서도 '인증'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중고차'에 방점을 찍은 느낌이다.
그래서, 불신을 신뢰로 바꾸는 문제보다는,
중고차 구입을 더 쉽게 해 줄 방안으로 보인다.
똑같이 "인증 중고차"를 론칭하면서,
현대차는 '인증'에 방점을 찍으며
불신의 중고차를 신뢰의 중고차로 바꾸는데,
기아차는 '중고차'에 방점을 찍으며
신차 구입을 중고차 구입으로 확장한다.
전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상대적 비중의 차이지만,
두 광고의 접근법이 이렇게 달라 보인다.
광고 등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이커 보이스가 나쁘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이건 화법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가,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화자가 브랜드냐, 고객이냐는 차후의 문제인 것이다.
카피를 쓰고 읽거나, 설득 메시지를 쓰고 읽을 때,
글 쓰는 입장에서 꼭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지 않을까.
현대차도, 기아차도 이제 중고차를 내놓는다.
아마 기존 중고차 업계에서 이 두 거대공룡의 파워는
어마어마하게 클 것이다. 규모도, 신뢰감도...
두 브랜드가 중고차 시장을 바꿔주리라는 기대 속에는
소비자들을 안심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 생태계도 안심하고 공정하게
경쟁을 펼쳐주는 것도 포함되어있음을 잊지말길...
이런 기대까지 두 브랜드가 브랜드 네임을 걸고
'인증'하는 쌍두마차이자 라이벌이 되어주길...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