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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봄 Jul 15. 2024

똑같아서 잘했다. 왜? 패러디니까!

28 [넥슨코리아 FC모바일 : 샐러리맨은 퇴근하고 싶다] 편

한 가수의 노래가 히트를 친다. 

그런데, 그 노래가 남의 노래를 베낀 표절이라고

온라인에서, 뉴스에서 이슈가 되면 큰일이 난다. 

작곡가도, 그저 노래받아 불렀다고 하는 가수라도 

창작자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멍에를 쓴다. 

딱 베낀 게 아니라 머릿속에 박힌 거였어도 

원본과 똑같으면 큰 일나는 잘못. 이건 표절. 


하지만 똑같아도 칭찬받을 때가 있다. 바로 패러디. 

패러디(parody): 원본을 따와서 재생산하는 콘셉트.
잘 알려진 원작을 비틀어 새 메시지를 만드는 표현.
원작과 패러디작 모두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표절(剽竊)과 구분된다.

기존 원본 영상을 비트는 데 포인트가 있다. 

원본을 확실하게 비틀어야 브랜드에 도움이 되고, 

확실하게 비틀 위치, 방법까지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기존 원본 영상을 최대한 똑같이 만든다. 

그래야 비틀림이 맛있으니까. 

원본과 화면 구도, 미장센, 색감, 소품, 디테일까지 

최대한 비슷하게 아니 똑같게 만들려고 고증한다. 

원본과 똑같으면 더 칭찬받게 마련이다. 


원본과 똑같을수록 잘못이 커지는 표절,

원본과 똑같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패러디. 


창작자라면 누구나 아는 이슈지만, 

광고에서는 가끔 애매한 부분이 나타나곤 한다.

그래서, 그 애매하지 않는 확실한 사례를 

하나씩 제시해서 구분해보고자 한다. 


오늘은 패러디 사례.


28 [넥슨코리아 FC모바일 : 샐러리맨은 퇴근하고 싶다] 편

만든 이 : 플레이캡/ 진진 감독 

이게 공들인 레트로, 이게 정석적 패러디.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이게 언제 적 영상인가 싶다. 

 70-80년대 영상 같은 촌티가 팍팍 난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보니 재미있고 흥미가 생긴다. 

어? 이거 어디서 한번 본 거 같은데... 싶다. 


사실, 이 영상은 과거 레전드 히트 광고와 같다. 

“왜? 피곤하니까” 카피가 유행어처럼 떠돌았던

피로회복제 광고를 그대로 똑같이 제작해 냈다. 

영상의 세트, 색감, 의상, 스타일링, 카메라구도, 

자막과 CG까지 세밀하게 과거를 고증했다. 

과거 영상을 그대로 가져다 쓴 거 아닌가 싶다. 


그런데, 보다 보면 피곤함을 벗어나게 해 줄 

솔루션 위치에 새로운 것이 등장한다. 

바로 FC 모바일, 그것도 4주년 이벤트.  

에잇. 나 그만둘래.
샐러리맨은 퇴근하고 싶다.
왜? 피곤하니까.

하지만 괜찮다.
fc모바일 4주년 이벤트가 있으니까.

더 강력한 클래스로 진격하라.
유로 2024 클래스 업데이트.
피로, fc모바일로 남겨버립시다.
FC모바일 4주년.
 30년 전통.  넥슨 코리아.


그제야 웃음이 난다. 이 대목에서 이게 나온다고?

과거 영상을 그대로 담아내 새로움을 주는 레트로 후, 

패러디로 비틀면서 FC모바일이 나오는 등장감이 있다. 


이제 제대로 된 레트로, 제대로 된 패러디. 


과거 영상을 가져와 타깃에게 올드함이 아니라 

새로운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레트로.

영상적 재미도 있지만, 요즘도 우린 "피곤하니까"

여전히 피곤하다는 게 슬프지만, 

여전히 공감을 느낄 수 있으니 효과적인 눈길 잡기. 


그 이후 FC모바일로 비트는 패러디가 성공적. 

과거 영상을 너무 열심히 고증했기 때문에 

너무 똑같이 만들었기 때문에 칭찬받는 패러디. 

분명 원본 영상 브랜드에게 양해를 받았을 것이다.

이미 비틀 준비를 다 끝냈으니, 당연한 절차이고, 

원본 브랜드도 우리 광고 다시 꺼내주니 쉽게 오케이. 

결국 원본작도, 패러디작도 새로운 의미를 주며 

FC모바일 이벤트 고지도 명확하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패러디. 똑같이 만들어서 칭찬받는 패러디. 


게다가 최신을 늘 추구하는 게임 광고를 

과거의 촌티를 푹푹 풍기는 광고 속에 넣어둔다고? 

과거와 최신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효과가 배가된다. 

광고는 눈길 잡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브랜드 독자적으로 눈길 잡기도 신경 쓰지만, 

타깃들의 관심이 높은 여러 영상, 이슈 들을 

지렛대 삼고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광고가 광고를 패러디한 사례지만, 

다른 영상을 패러디하더라도 

패러디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원본은 잘 알려져 있지, 

알 수밖에 없도록 되도록 똑같이 만들지,

그러다가 비틀지, 어디가 비튼 지점인지 알지, 

그리고 비튼 것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지, 

그리고 왜 비틀었는지도 알게 되지, 

알고 나면 원본작도 떠오르고, 

패러디작도 재미있지, 

이래야 패러디다. 


다음에는 표절로 생각되는 사례를 한번 볼 예정.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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