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예쁘다. 옆에 누워 얼굴선을 따라가다 보면 탄성이 나온다. 아, 예쁘다.
그런 너를 보고 있으면 아프다. 예쁜 네가 어째서 그 길을 걸어왔을까. 어째서 너는 세상이 너를 부정하는 시대에 태어났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추웠을까.
지켜주겠다 마음먹었다. 이제 혼자 걷게 하지 않겠다 마음먹었다.
아, 다시 이명이 들린다.
그래. 이 소리는 아마 내 나약한 의지가 숨이 멎는 소리일 테다.
괜히 네게 다가갔다는 생각이 든다.
한 겨울에 벤치 옆, 서성이는 길고양이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내 무릎에 앉혀 잠시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어. 하지만 저 그 고양이를 잠깐이라도 내 무릎에 앉힌다면 저 고양이는 다시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마다 불행할지도 몰라. 욕망이 있으면 고통스러우니까.
내 무릎이 따뜻한 걸 모른다면, 그래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욕망도 느낄 수 없을 테니까.
왜 나는 네게 따뜻함을 보여줬을까. 나는 따뜻했을까? 아니 지금 내가 너를 생각하며 그 고양이를 떠올리는 건 적절한 걸까.
어째서 너는 내가 나약한 의지밖에 갖지 못하게 만들었나.
네 잘못일까?
내 잘못일까?
세상이 잘못한 걸까?
세상이 잘못한 거라면 왜 나는 그거에 반항하지 못할까?
그렇게 내가 약했던가?
책을 편다. 글을 읽는다. 글자를 읽고 있다. 글자는 흘러가지만 뜻은 머물지 않는다. 서글프다.
이명이 멎었다.
나약한 의지가 영영 죽어버렸나.
영영 죽을 용기조차 없어 숨어버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