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수 떨기
푼수 떤다. 나는 푼수를 잘 떤다.
사람이 좋아서 그렇다. 사람이 좋아서 사람들 앞에 있을 때면 푼수를 떤다.
시답잖은 이야기를 큰소리로 크게 이야기한다거나, 나의 치부가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한다거나.
그러면 사람들은 잘 웃어준다. 가끔 또라이라고도 말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괜히 특별해 보인다는 생각에 자랑스럽기도 하다. 푼수를 떠는 대화 중에 있으면.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즐겁다. 나로 인해 웃으면 더욱 즐겁다. 나는 밝은 사람이고 싶다. 속이야 어떻든 어두운 걸 내놓으면 동정밖에 받을 게 없지 않나 싶다.
그렇다고 인간관계에 목을 매지는 않는다. 그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즐겁고 사람들과 함께 있지 않을 때는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다.
그저 의문은 왜 내가 푼수를 떠는 행동을 하고 나서 찝찝함이 드는지 모르겠다. 푼수를 떨 때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하다. 그 감정을 부풀릴 경우가 있을지는 몰라도 없는 감정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할 때도 없는 사실을 말하지는 않는다. 거짓과 가식은 인간관계에서 좋은 이어짐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 홀로 앉아 생각을 할 시간이 생기면 나는 푼수를 떨었다고 느껴진다.
점심시간에 왁자지껄 떠들고 거울을 바라보며 이를 닦을 때 나는 종종 혼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 수다 중에 내가 얼마나 푼수를 떨었는지가 떠오르고 후회가 되기 때문이다. 후회? 찝찝한 감정이 드는 건 후회가 맞을 것도 같다. 찝찝한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은 아니다. 불안과 가까운 감정이다. 내 행동이 올바른가? 내 이야기가 적절했던가? 스스로 다시 판단을 내리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다 내뱉은 말들이다.
이미 떤 푼수를 주워 담을 수는 없다.
학창 시절에 사람이 좋아서 발발거리는 내 모습에 대학을 가면 차갑고 도도하게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지만 대학생 때도 역시 나는 강아지마냥 꼬리를 흔들며 좋은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었다.
취업을 하면 꼭 차도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그 역시 실패를 해서 오늘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나 고쳐지지 않는다면 이 자체가 나인데 어쩌겠나~
요즘따라 체념을 하는 듯하지만 나를 사랑하겠다는 다짐이다…
나는 푼수인가보다.. 그렇게 받아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