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귀여운 뿡이었을까?
증량을 장난 아니게 한 나는 요즘 필라테스를 다니고 있다. 헬스는 너무 힘들고, 스피닝은 재밌지만 요즘은 하는 곳도 드물다. 이래저래 핑계만 대고 있던 찰나, 추천을 받자마자 냉큼 등록해 버렸다.
나는 필라테스를 만만하게 봤다.
요가의 최신 버전? 유연성과 내면을 다지는 우아한 운동? 결국 살 빼고 싶다는 욕망으로 등록했지만, 힘들어 보이는 건 다 피했다.
그래서였을까.
만만하게 봤다가 지금 아주 호되게 당하고 있다.
수업 한 시간 만에 덜덜 떨고, 앞이 까매지고, 윽 소리가 절로 난다.
그렇다. 필라테스는 이름만 우아한 격한 근력운동이었다.
TV 속 연예인들이 다리를 째고 여유롭게 웃을 수 있었던 건, 속근육이 다 받쳐줘서 가능했던 것이다. 그들은 고수였다.
나는 지금, 오만상을 찌푸리며 버티는 중이다.
호흡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언제 내뱉고 들이마셔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이 말씀해 주실 때 고통으로 잠시 잊고 있던 호흡을 하는 것 같달까?
어느덧 등록하고 한 달 정도 흐른 것 같다. 퇴근하고 바로 필라테스를 하러 간다. 피곤하다가도 이상하게 이렇게 근육이 가학적이라고 생각할 운동을 하고 나면 개운하고 기분도 좋아진다.
이런 맛에 운동하는구나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그렇게 필라테스를 즐기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오늘 실수를 했다.
하필 오늘. 왜 ‘하필’일까.
지난주 어느 날 수업 분위기가 유독 좋았다.
담당 선생님 수업이 너무 좋아서, 학원 대표님께 감사를 전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오늘 그 이야기가 전달되었다며 선생님이 “별말씀을~” 하시며 반갑게 웃어주셨다.
그러곤 수업 내내 자세를 유독 잘 잡아주셨다.
아, 이건 약간… 관심 수강생?
선생님과 친해지려나 싶었다.
그. 런. 데
코어 힘으로 자세를 잡는 순간. 배에 힘이 들어갔다가 풀리면서. 그래. 그랬다.
당황한 나는 필라테스 기구를 서둘러 만지며 제발 모두가 ‘기구 소리구나’하길 바랐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소리와 물건 소리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그렇지만 알면서도 희망을 가지고 기구소리를 내었다.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약간 억울했다. 나는 아직 출산도 안 했는데 왜?
뜻밖에 친해지기도 전에 텄다.
나만 텄다.
뭐 흔한 일 아닌가?
쓰다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현타가 오기도 하고.
급히 마무리해야겠다.
필라테스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