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이 많은 작약은 정말 자유로운 편이다. 예시를 들자면, 다 같이 공연이 끝나고 소소하게 파티를 하자고 했을 때 모두들 좋아하는 것으로 먹자고 해서 뷔페에 갔을 때 모두들 초밥을 보고 있을 때 어린아이처럼 초코분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모두가 레드와인을 외칠 때 ‘화이트와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작약이다.
이런 모습이 ‘로건’자체에 모습일까. 싶어서 몇 명 밖에 없는 외국인 친구에게 메시지로 물어보니, ‘호주는 자유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있는 문화가 있어!’라고 대답을 해주니까 ‘로건이 눈치가 없는게 아니였구나’라고 한쪽에 있는 살짝에 의심 아닌 의심이 사르륵 녹아내렸다.
그 나라의 문화라니. 내 눈 앞에서는 파워F美를 보여주지만, 아무리 일이라고 해도 한국인 단원들하고 이야기를 했을 때,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로건은 정말 감정형인 사람 같아요. 섬세하고, 감성적인 것 같아요.”
“로건이 극F라고요? 저희 극단에 단장이 2명이예요. 제임스와 로건.”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는 절대 하늘이 두 개로 갈라져도 그럴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엥? 왜 거기에 로건이 들어가는거예요?”
나는 호기심이 가득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물어봤었다. 그리고 답변에 갸웃갸웃 거리면서 물어보았고, 믿을 수 없는 말이였다.
“합주가 안맞으면, 로건은 군기반장이 되기도 해요. 중간에 연주를 끊어버리기도 하죠. 완벽과 돈이 아깝지 않는 연주를 만들어야 된다고 주로 말을 하죠. 뭐, 저는 악단에서 만나서 그럴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어느정도 이해를 할수있었다. 왜냐하면 나와 합주를 할 때, ‘나는 다른사람과 합주를 할 때 이런 식으로 하지않아.’라는 말을 들었기에.
로건에게 직접 MBTI를 묻기로 했다. 그냥 하나의 정보성인 질문이기에 로건이 집 앞으로 온다고 하길래 오늘 물어봐야겠다라고 생각을 하며 커피숍에서 커피를 사서 집 앞으로 가서 다시 기다리고 있었다. 금방 온 로건은 조수석 창문을 내리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덥겠다. 얼른 타”
그는 운전석에서 내려서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고, 다시 운전석으로 갔다. 그에게는 시원한 향수 향이 은은하게 냄새가 났고, 역시 차를 타니, 그의 차를 처음 탔을 때처럼 우드향이 가득 찼다.
“커피 사왔어?”
나는 조금 웃기기도 당황스럽기도 하였지만, 커피를 유독 좋아하는 그에게 딱 맞는 행동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응 우리 커피부자 됐다.”
무슨말인가 싶어 그가 건내준 커피를 일단 마시려고 컵홀더에 내가 산 커피를 놓고, 그가 준 커피를 보니까 이해하기가 굉장히 쉬웠다. 왜냐하면 Venti size 헤이즐넛아메리카노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캬라멜마끼아또 한잔과 아메리카노 같은 사이즈네. 우리 커피부자 맞네 맞아.”
커피를 보고 한번, 로건을 보고 한번 번갈아보며 웃으면서 그가 건내준 커피를 마시면서 가보고 싶었던 공방으로 출발하기 시작하였다.
“공방 가본적 있어?”
그는 운전을 하면서 내게 공방을 가본 적이 있는지 궁금한지 질문을 던졌다. 궁금했던 이유가 뭔가 뜬금없는 데이트장소라기 보다는 체험하러 가고 싶은건지 궁금하였다.
“아니, 없어 이번이 처음이야! 나는 향수나 캔들을 좋아하는데 한번도 내 손으로 만들어 본적이 없어. 그래서 서로 만들어주는 향수나 캔들 만들면 재밌을 것 같지 않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신난 말투로 대답을 헤이즐넛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하였다.
“오- 그런 이유였구나. 나는 네가 갑자기 공방에서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내게 말했을 때 무슨 이유가 있을까 해서 궁금했어.
나는 순간 ‘이유가 있어야 정말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되나?’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로건 T인가 싶었다.
이 타이밍이다.
“로건 MBTI가 어떻게 돼?”
“나 ENFJ-T였어 F 50퍼센트, T 50퍼센트였어! 서아는 MBTI가 어떻게 돼?”
“나는 INFJ야 그런데 일을 할때는 정말 T가 되는 것 같아”
문득 이런 아이스브레이킹같은 이야기들은 첫만남때 하는데 우리는 거의 그런 것 없이 임팩트 있게 ‘결혼을 전재로 연애를 하고 싶어’밖에 없었기에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서아랑 나는 참 향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 그래서 취향이 맞는 것 같기도 해”
공방에서 향수를 만든다고 하니, 로건도 기분이 좋은지 ‘우리는 잘 맞는 것 같아’라는 뉘앙스에 말도 많이 하였다.
도착을 해서 미리 내가 예약을 했었기에 바로 조향사선생님은 클레스 룸으로 우리를 데리고 같이 들어갔다. 들어온 순간부터 두근두근거렸고, 로건 또한 이곳저곳을 바라보며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여성분도 남성분도 향수를 좋아하시나봐요.”
조향사선생님께 사전에 남자친구가 외국인인데 한국어가 많이 부족하다고 이야기를 했었기에 로건을 보고도 당황하지 않고, 평범하게 외국인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시고 나는 자연스럽게 통역을 하였다.
“네 좋아해요!”
로건이 ‘좋아해요’라는 말을 그새 또 한국어 수업할 때 배워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을 구사하였다. 요즈음 그래도 그의 한국어 실력이 이럴 때 늘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아 네, 저도 좋아해요.”
로건이 한국어를 해서 순간 놀라서 뒤늦게 이야기를 하였다.
“어떤 향 좋아해요?‘
우리 앞에 테이블에는 향수로 추정되는 병들이 있고, 시향할 때 쓰는 종이들이 있었다. 참 향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줄 몰랐다.
“저는 로즈나 꽃 향을 좋아하고, 무거운 향을 좋아해요.”
평소에 쓰는 향수들이 대부분 진한 향이기도 하고, 그 잔잔하게 마무리 되는 향을 선호하며 꽃 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저는 시원한 향이나 우드향을 좋아해요. 흐음.. 과일향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러면 서아님이 엠버바닐라 향은 바닐라 향인데 고급스러움이 더해지고 코코넛 아몬드같은 고소한 향도 가미되어있고 약간의 우드느낌도 납니다! 로건님은 통카빈은 달달하고 약간의 커피향과 부드러운 머스크향이 느껴집니다. 향수는 커플이시니까 루이비통 선송(sunsong)향은 이건 남녀공용으로 쓰기 좋아요! 그전에 추천해드린 향수에 비해 라이트하고, 오렌지, 머스크향, 깨끗한백합 느낌이랄까요. 쨍한 여름날 쓰기 좋아요!”
조향사님에 센스있는 방안에 조금 더 신나기 시작했다.
“네!”
나는 신이 나서 대답을 하고, 그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였다. 요즈음 그는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능청도 늘어서 바디랭귀지를 할때도 많다.
약간은 실험기구들로 된 시발점이였던 비커나 스포이드등등으로 열심히 우리는 선생님에 말씀에 따라 캔들을 열심히 만들었다. 향초를 켜지않고도 킁킁하고 냄새를 맡으면 좋은 향이 나서 좋았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솔직하게 ‘향수’였다.
직접 만든 향수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기도 하고, 좋아하는 향들을 조합을 하여 정말 둘 다 집중을 하여 향수를 만들었다. 서로의 향수를 만드느라 다 만들고나서 상대가 좋아할지, 그제서야 생각을 했다.
“향수 한번 살짝 뿌려보세요!”
선생님이 이 한마디가 긴장이 되는 말이였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향수를 뿌려보았고, 묵직하지만, 은은한 로즈향이 내 후각을 사로잡았다. 로건도 내가 만든 향수가 마음에 들었는지 한 번 뿌려보고선, 두 손으로 신주단지인 듯 꼬옥 쥐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 뿌리지말고, 팍팍 뿌려봐!”
“소중한건데 그렇게 쓰면 효율성이 없잖아. 서아가 열심히 만들어준거잖아.”
조향사선생님은 무슨 코멘트가 왔는지 궁금하여 나를 응시하고 있었고, 나는 부끄럽지만 통역을 해드리자 순간 풉-하고 웃으시곤, 연신 죄송하다고 내게 이야기했지만 나같아도 웃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효율성.. 되게 이성적인 발언이지만, 아끼는 마음에 그런거겠지. 그 말을 하면서 귀가 빨개지는건 좀 귀엽네..’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내가 그의 손을 잡고선, 인사를 드리고 공방을 나왔다.
‘역시 작약이군.’
내가 손을 잡으니 그의 귀가 새빨게졌다.
주차를 해뒀던 곳으로 가서 너무 더워서 근처 카페로 가서 시원한 디저트와 제일 작은 카푸치노를 주문하고 받아왔다. 그리고 디저트를 서로 떠먹으며 이야기를 했다.
“다음에는 어디서 데이트를 할까?”
“그러게… 여행 가보는건 어때?”
처음에는 30대라는 핑계로 처음이라는 핑계로 모르겠다고 했지만, 서로를 생각해서 제안을 해보게 되었다.
‘로건도 그랬을까? 본인이 타국에 있는 외국인이라서 한국인 여자친구는 처음이라서 모든 것들이 처음이라서라는 핑계로 내게 맡겼던걸까?’라고 생각을 하였다.
“여행을 가보자. 그 뒤로 내 독주회가 많이 잡혀있어. 그래서 그 전에 많이 놀러가고 싶어”
그는 운전하느라 나를 바라보지 못하지만, 살포시 내 손을 잡으면서 이야기를 하였다.
“아 그래? 그러면 연습하는 시간도 지금보다 배가 되겠네 언제 연주회가 되는거야?”
“지금이 8월달 중간이니까 후반대에 시작이 될거야 되게 한국은 선선하겠지. 약간 덥겠지만, 여행을 가던 오늘처럼 매일 얼굴을 봐도 나는 둘 다 좋아!”
그는 나랑 하는 모든 것, 나를 보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이제 나가서 드라이브하자”
“좋아”
우리는 드라이브를 즐기며 또 다른맛인 커피를 마시며 파란하늘과 햇빛을 뜨겁지만 시원한 바람을 느낀다.
서로가 처음이라… 서툴렀던거야. 지금처럼 서로 천천히 걸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