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EP.16 D-day.

by 다슬

오늘은 공연하는 날.


어제 사실 나는 그녀에게 강한 척을 하였다. 그녀에게는 내가 기댈 수 있는 버팀목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23살에 피아니스트에 데뷔를 했다. 물론, 대학시절에도 극단에 있고, 혼자 활동을 했어도 데뷔라고 하기에는 뭔가 느낌이 들기도 하고, 1년 빨리 졸업해서 계속 한 분야만 했으면서도 공연 전 날과 공연 몇 시간 전은 가장 예민하고 떨린다.


그녀에게는 ‘푹-쉬고 잘 자’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잠을 못 자는 것이 커피 때문은 아니다. 내 불안감이 주된 원인이다. 그래서 이럴 때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카페인 없는 차를 마신다. 그렇게 홀짝홀짝 마시며 그녀가 집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고,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잘 자’라고 이야기를 마쳤다.

‘이것은 내가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인데’


생각이 많아서 괜히 악보를 보고 다 가도 ‘이러다가 잠자긴 글렀다’라는 생각이 들어 온열안대를 차고 새벽 1시가 넘어서야 겨우 몸이 이완되어 졸린 상태가 되어 그렇게 잠이 들었다.

알림 소리 때문에 눈을 떠보니 오전 8시 45분,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켜어보고 비몽사몽 한 상태로 커피를 타서 마시면서 잠시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다가 전화가 울려서 보니 사촌누나이다.


“여보세요? 오늘 너 공연 있다며 나도 오늘 보러 가야겠다. 크크”

아침부터 하이톤에 특유의 누나말투에 있던 잠도 도망가버렸다. 가족이지만, 유독 독보적으로 누나가 유쾌하고 발랄하다.


“초대장 있어야 올 수 있는데 스텔라에게 받았으려나‥”

“요가선생님이 주던데 꼭 오라고 하면서 말이야 하하.. 저번에 못 간 게 아쉽기도 했고, 둘 다 한국에 있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잖아.”


“그렇긴 하지.”

오랜만에 누나를 본다니까 크리스마스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 가족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는 꼭 같이 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살짝 괜히 긴장이 더 되긴 했다.


“메이크업 어디서 받을 곳 예약했어?”


“아.. 맞다 메이크업.. 지금 예약해야겠다. 알려줘서 고마워 잊어버릴 뻔했네”

항상 공연이 있으면 우르르 모여서 헤어ㆍ메이크업 샵으로 가거나 출장으로 불러서 받았었기에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내가 예약했으니까 시간만 잡으면 돼 10시 이전에만 알려달라고 하더라고 여자친구 몇 시에 만나?”


“11시”


“그러면 11시에 밥 먹고, 메이크업받으러 가면 되겠다. 그런데 11시에 출근 안 한대?”


“연주회 잡을 때 홀에서 출근하는 걸로 되어있으니까 괜찮아. 이건 연주자에 대한 배려니까. 하여튼 고맙고 연주회에서 봐!”


‘헤어ㆍ메이크업 한 12시에 연습실로 아티스트들 오기로 했는데 괜찮아요?’

그녀에게 잊어버리기 전에 톡을 남겼다.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네. 한 10시 30분에 만날까? 점심시간 너무 애매해지는 것 같은데’


‘그런가 그러면 30분 일찍 만나자.’

그렇게 일정을 다시 조정을 하고, 씻고 드레스룸에서 밝은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집에서 그녀 집 근처까지 갔다.

그녀는 어제 내가 선물해 준 옷을 입고, 지금 상태로도 굉장히 예뻤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한국인 단원은 ‘콩깍지가 제대로 붙었다’라고 하지만 굉장히 예쁜 것은 사실이었다.

“와- 오늘도 예쁘다. 점심 간단하게라도 먹어야 되는데 뭐를 먹어야 될까?”


사실 나는 공연 전에 식사를 하지 않는 편이다. 가끔 긴장감에 속이 안 좋을 때도 다른 나라에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생겼다. 이런 것이 제임스는 혹시나 ‘무대공포증’이 아닐까. 의심을 했었지만, 의사는 그냥 스트레스라고 하였다.


“오늘 되게 멋지다! 그때는 검은 슈트였는데, 밝은 옷도 잘 어울린다. 흐음.. 아침을 먹는 편이었는데 긴장해서 그런지 배가 안 고프긴 해.”

그녀는 환하게 웃으면서 나를 반가워해줬지만, 약간에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브런치라도 먹는 게 좋지 않을까?”

나는 그녀에게 ‘그래도 뭐라도 먹자’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은 24시간 배달도 우리나라보다 잘 되고, 생각보다 가게들도 빨리 여는 편이라서 어제 잠이 안 와서 ‘먹방’을 보다가 알아낸 곳을 검색을 하였는데 그래도 멀지 않아서 내비게이션을 의존하여 가게에 도착을 해서 간단하게 브런치를 먹었다.

“이제 연습실로 가면 되겠다!”

브런치카페에서 파는 커피를 사서 그녀와 함께 연습실로 가서 헤어ㆍ메이크업 아티스트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똑똑-

노크소리가 들렸고, 나는 확인을 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안녕하세요.”

메이크업박스와 헤어도구 및 제품들을 잔뜩 가져왔다. 그들은 나와 서아에게 빠르게 시안을 보여주며 시안을 고르게 되었다.


메이크업과 헤어를 다 받고 나니, 서아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연습실 문밖까지 인사를 하였다.

“오.. 멋지다. 로건 우리 프로그램 홀 가기 전에 연습 좀 할까? 긴장도 좀 푸는 김에 해보자.”

그녀는 긴장감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연습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래, 그러자! 연습 조금 하다가 시간 넉넉하게 공연장가자”

나는 웃으면서 같이 연습을 하고, 넉넉하게 시간에 알람을 맞췄다.

그렇게 공연장을 가게 되었다. 일찍 갔기 때문에 피아노의자에 앉아서 리허설을 하고, ‘완벽하다’라고 생각을 하고, 관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제 우리는 대기실로 가자’라고 그녀는 이야기를 하였다.

“너무 떨려..”

그녀는 아이처럼 나에게 이야기를 해서 나는 그녀를 다독여주면서 시간이 돼서 인사를 하고선, <배틀씬>부터 마지막곡인 <캐리비안의 해적 OST>를 그녀와 나는 그 곡에 빠져서 예쁘게 물 들어서 완벽한 연주였다.

박수갈채가 우리에게 돌아왔고,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인사를 했다. 끝나자마자 그녀와 비즈니스 관계인 것 마냥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회사사람들과 그녀는 인사를 했고, 나는 회사사람들이 그녀에게 ‘퇴근을 시켜줬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우리 단원들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했다.

“서아씨, 고생했어. 오늘 퇴근해”

상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였다.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녀는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선, 그녀의 친구들과 사촌누나, 한국인 단원이 꽃다발을 주며 축하해 주었다.

“고마워요”

우리는 웃으면서 좋은 추억이 하나 쌓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서로 보면서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공연이 끝났으니, 그녀의 친구와 사촌누나와 소소한 파티로 하루를 보냈다.

keyword
이전 15화EP.15 Day-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