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일단 크게 웃어버려! 와하하
회사에 다닐 때 우리 부서에는 상당히 유쾌한 선배님이 계셨다. 업무 능력이 좋으실뿐더러 ‘쾌남’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호방하고 동료들도 잘 챙겨주셨기에 평판도 좋으신 분이었다. 선배님 첫째 딸의 나이가 나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뻘이라고 봐도 무방한 분이셨지만 평소 패션이나 소통 센스 또한 꽤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계신 분이었다.
어느 날 팀원 대부분이 참여한 회식 자리에서 ‘막내 놀리기’의 일환으로 농담 반, 진담 반의 짓궂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쉽사리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이었고 절차대로(?)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자 옆에 있던 유쾌한 선배님이 말씀하셨다.
“만약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잖아? 그러면 일단 크게 웃어버려! 와하하”
이 일화는 당시 꽤 흥미로웠고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나와 동기들 사이에선 한동안 선배님의 문장을 유행어처럼 썼다. 우리는 당장 해결이 힘든 문제를 마주했을 때나 괜한 걱정과 고민의 순간에서
“일단 크게 웃어버려! 와하하”
라는 일종의 주문 같은 위로를 서로 건넸다. 당연하게도 잠깐의 웃음이 곤란한 상황을 뚝딱
해결해 주지 못한다. 하지만 상황이 종결되고 돌이켜보면 그 주문을 외쳤던 1초가 당황스러운 혼란 속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뜨거워지는 머리를 급속 냉각 시켜주며 순간적인 판단 실수를 예방했다고. 죽상 짓고 있어봤자 나아지는 건 없었을 것이기에 차라리 한 번의 웃음으로 차가운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었다고.
만약 어떤 벽을 마주쳐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면 일단 크게 웃어버려! 와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