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 vs. 주기.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
내가 사랑해서 행복해.
내가 사랑받아서 행복해.
나는 두 번째 문장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사랑 주기와 받기 중 하나를 더 선호할 수는 있지만, 어느 것이 더 행복하냐는 물음엔 주저 없이 '사랑받기'라고 대답할 것이다.
<해리포터>의 스네이프 교수가 생각난다. 스네이프는 해리포터의 어머니 릴리를 어렸을 때부터 사랑했지만, 둘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릴리가 볼드모트에게 죽임을 당했을 때, 스네이프는 릴리의 집에서 쓰러진 릴리를 잡고 대성통곡을 한다. 'Always.'라는 명대사와 함께 페트로누스 마법을 하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릴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스네이프는 여전히 릴리를 사랑했다.
스네이프는 릴리에게 사랑을 주었지만, 받지 못했다. 스네이프가 릴리와 이루어졌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는 행복한 삶을 누렸을 것이다. 하지만 스네이프는 자신이 싫어하던 제임스와 릴리가 이어지는 걸 봐야 했고, 결국 릴리를 잃기까지 했다. 스네이프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을 것이다. 사랑을 주었던 스네이프의 이야기는 행복하지 않다. 비극적이고 슬프다.
단순히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는 행복감을 얻을 수 없다. 내가 주는 사랑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외사랑이고, 외사랑은 결코 사랑보다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사랑은, 어쩌면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자 환상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받기만 하는 것도 행복하다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랑을 주기만 하는 것보다는 덜 불행할 것이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이 게임의 플레이어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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