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엄마 이야기를 꺼내다
의정부에 책방을 시작하면서 고민하던 지점 중 하나가 '지역과의 연결성'이었어요.
"독립서점, 책방이라는 곳이 단순하게 책만 파는 가게는 아닌데."
"의정부라는 지역과 신곡동이라는 동네와 또 이곳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할 텐데."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
-책방지기 님의 인스타 피드글 中
나는 엄마의 삶을 딱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수록 엄마의 삶이 얼마나 황폐한지 알게 되었다. 엄마는 일을 한 적이 없었고 낮에는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엄마의 유일한 일은 아빠와 나를 위해 청소하고 밥을 하는 것뿐이었다. [...] 나도 아빠에게 엄마를 다루는 방법을 배웠고, 그래서 엄마를 두 배로 외롭게 했다. 내가 전화를 너무 오래 하거나 방에만 있다고 엄마가 소리를 지르면 맞받아 소리치는 걸 배웠다. 엄마가 한심하다고, 나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는 말도 했다. 내게 더 이상 엄마는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엄마와 내게 모두 갑작스레 분명해졌다. 프라납 삼촌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보여줄게 로컬에서 사는 법>은 매주 화요일 연재되는 에세이입니다.
● 책방 인터뷰 기사 → https://blog.naver.com/ccity_ujb/222733655900
● 낭독회 후기 기사 → https://blog.naver.com/ccity_ujb/222809422532